일본은 요즘 ''수면상품''이 붐을 이루고 있다.

불면을 해소하고 ''맛있는 잠''을 제공해주는 상품들이다.

수면상품은 베게 방향제 CD(컴팩트디스크) 저주파발생기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는데 부작용을 우려해 수면제사용을 꺼리는 사람들에게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장 본격적인 수면상품으로는 사람의 뇌파를 감안해 인공적으로 저주파를
흘려주는 저주파발생기를 들수 있다.

호머이온연구소라는 의료기기메이커가 ''슬리피''라는 이름으로 최근 대중화
시켜 가고 있는 제품이다.

머리띠를 두르듯 착용하는 이제품은 이마와 후두부에 장치된 전극사이에
미약한 전류를 흘리고 그주파수를 잠들때의 뇌파상태와 동조지키는 방식으로
수면을 유도한다.

사람의 뇌파는 활동할 때는 대부분이 베타파(14-30Hz)지만 휴식을 취할
때는 알파파(10Hz 전후)가 흘러나온다.

또 수면의 제1단계에서는 시터파(5Hz 전후) 숙면을 취할 때는 델타파
(3-0.5Hz)다.

''슬리피''는 14-0.1Hz 사이의 주파수를 단계적으로 내려가면서 30-60분간
두부에 반복적으로 통전시켜 흥분상태에 있는 뇌를 진정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제품은 당초 병원용으로 개발됐지만 최근 후생성으로부터 가정용의료용
구로도 허가를 얻어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다만 3만8천엔에 달하는 고가제품이라는 점이 본격적인 확산을 막는
걸림돌이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제품은 2천-3천엔대에서 구입할 수있는
수면유도용베게다.

수면유도용베게는 인체의 굴곡을 고려한 상품이란 점이 두드러진 특징으로
TV광고를 통해 통신판매까지 실시할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니시가와산업이 판매하고 있는 ''에어셀''이라는 제품은 머리를 받치는 부분
보다도 목을 받치는 부분을 오히려 더 높게 만들었다.

사람의 후두부가 다소 튀어나온 점을 감안하면 중간부분을 낮게 하는 것이
안정감을 높인다는 취지다.

이회사는 한술더떠 베게중간부분을 텅 비워놓은 ''도너츠베게''도 판매하고
있다.

머리의 부담을 최대한 들어주기 위해 빈공간을 만들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그런가하면 남자와 달리 좁게 생긴 여성어깨를 최대한 고려했다는 여성
전용베게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같은 수면유도용베게의 호조에 힘입어 지난 한해동안 일본전국에서 팔린
베게는 모두 5백53억엔어치에 달해 전년대비 10%가 늘어났다.

이불등 다른 침구류 판매액이 감소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방향제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제품은 ''에센셜오일''이라는 이름의 상품.

허브등 과실성분을 수증기로 기화시킨후 다시 냉각시키는 방법을 통해
추출한 제품이다.

에센셜오일을 사용하는 방법은 물을 반쯤 채운 향로속에 에센셜오일
한방울을 떨어뜨리고 초로 이를 가열시키기만 하면 된다.

향기가 방을 채우면 30분정도만에도 달콤한 꿈나라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메이커측의 설명이다.

초를 태워야 하는 불편을 해소키 위한 전기향로도 나와 있다.

화장품업계의 대메이커인 시세이도도 최근 ''굿슬립''이란 이름의 제품을
개발해 수면방향제시장에 참여했다.

계란형용기에 들어있는 이제품은 자기전에 뚜껑을 열고 머리맡에 두기만
하면 된다.

시세이도는 ''굿슬립''이 잠들기전의 불안감을 제거해 숙면을 돕는다고 설명
한다.

그런가하면 잠들기 전에 마시면 진정작용이 있다고 주장하는 ''미스라벤더''
등의 수면유도용차와 조용한 음악들만 모은 수면유도용CD(컴팩트디스크)등도
앞다퉈 출시되고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뜬눈으로 밤을 지샌 경험을 갖고 있기 마련이지만
''잠못자는 고통''도 이제 먼나라의 얘기가 돼가고 있다.

[도쿄=이봉구특파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