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스가 일본사람들의 안방을 급속도로 파고들고 있다.

5가구당 1대꼴로 보급이 급속 확산되면서 팩스가 대중통신수단으로의
입지를 확대.강화하고 있다.

오피스텔의 사무용으로 통해온 종전의 이미지에서 대중통신수단의 하나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지난해 일본에서 팔린 가정용팩스는 약 2백13만대.

94년에 비해 2배이상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세대별 팩스보급율은 16.1%에 달한다.

가정용 팩스의 보급속도를 감안할때 올해에는 20%선을 돌파할 전망이다.

97년에는 3가구당 1대꼴로 높아질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같이 가정용팩스 보급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은 무선전화부착 팩스를
비롯 다양한 기능을 갖춘 팩스가 저렴한 가격에 속속 등장한데 따른 것.

소비자들이 전화기를 사는 대신 같은 값에 전화기능을 갖춘 팩스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무선전화부착 팩스의 소매가격은 대당 4만~5만엔선으로 팩스와
전화를 따로따로 구입하는 것보다 오히려 싸다.

팩스 저가격시대의 포문을 연 곳은 큐슈마쓰시타전기.

이회사는 지난 93년초 자동응답전화를 부착한 팩스 "KX-PW3TA"를 업계
처음으로 5만엔대(5만8천엔)에 내놓았다.

이는 기존의 8만엔~9만엔대 팩스의절반수준인 파격적인 가격.

큐슈마쓰시타는 이어 지난해 9월 무선전화부착팩스 "KX-PW6CL"(5만9천
8백엔)을 시판, 업계간 가격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큐슈마쓰시타의 저가격 공세에 대비한 경쟁업체의 맞불작전도 만만치 않다.

사프 산요 NEC등은 차별화한 다기능 제품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샤프는 지난해 9월 스캐너를 팩스본체에서 떼어내 책등을 복사할수 있는
핸드복사기능을 탑재한 "UX-T8CL"를 선보였다.

비디오캡쳐(2만엔)를 사용하면 TV화상까지 볼수 있는 제품이다.

샤프는 앞으로 더욱 새로운 기능을 부가한 팩스로 수요를 창출한다는 전략.

NEC도 업무용의 고도기술을 활용, 경쟁대열에 끼어들었다.

지난해 10월 시판한 "speax 22시리즈" 2개기종은 독자개발의 컷터를
채용한 것외에도 고속으로 읽어낼수 있는 핸드스캐너기능까지 갖췄다.

시판 첫해의 당초목표였던 40만대를 웃돌만큼 순조로운 판매를 보이고
있다.

산요는 수화기없이 통화할수 있는 전화기능 강화에 주력할 계획.

최근 시판에 들어간 "SFX-70CL"(7만7천엔)은 손으로 써넣은 번호를 자동적
으로 읽어내 송신할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기계조작에 서투른 고령자층에 인기를 끌고 있다.

이같은 보급열기를 감안할 때 97년에는 일본 가정의 팩스보급율이 30%를
돌파할 전망.

이에 따라 일본의 가정용 팩스시장 쟁탈을 위한 업계간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 김지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