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건등 레저용 차(RV)시장을 잡아라"

일본 자동차시장판도변화에 레저용차량이 폭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승용차의 경우 포화상태로 저성장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레저인구 증가
등으로 레저용차 수요는 오히려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입차와 경자동차를 제외한 레저용차는 1백37만7천1백대가 팔렸다.

2년연속 1백만대를 돌파한 것.

이는 94년보다 22.9%가 증가한 것이다.

또 전체 자동차판매중 차지하는 점유율은 28.7%로 94년보다는 4.6%포인트
늘었으며 4년전에 비해서는 두배로 급증했다.

레저용차시장의 이같은 성장과는 대조적으로 일반승용차는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자동차공업회는 지난 2월 자동차생산실적이 작년 같은기간보다 0.1%
감소한 94만4천3백8대에 머물렀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로써 일본 자동차업계의 95회계년도(95.4~96.3)중 자동차생산실적은
5년연속 감소세를 보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95년4월부터 96년2월까지의 누계생산량도 4.3%가 줄었다.

레저용차가운데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혼다의 오딧세이나 도요타
의 그란비아등으로 대표되는 세미캡웨건.

49만5천6백40대가 판매돼 무려 47.5%나 급신장했다.

후지중공업의 레가시왜건, 닛산의 아베니르왜건등 스테이션웨건판매량도
41만6천1백12대로 26.1%가 증가했다.

지난 2월에도 다이하쓰가 95년도 같은기간보다 레저용차 판매를 8.1%나
늘렸으며 도요타 혼다 마쓰다 이스즈를 포함한 자동차 5사의 레저용차
판매수도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이처럼 레저용차시장이 황금시장으로 부상하자 일본의 자동차업계는 이를
공략하기 위한 묘안짜기에 부산하다.

도요타는 오딧세이에 대항하기 위해 "입섬"을 금년중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혼다는 포장도로용 "S-MX"와 미니밴"F-MX"로 도요타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또 내년에는 스즈키의 "왜건R"이나 다이하쓰의 "무브"같은 대당 1백만엔대
레저용차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레가시"로 인기를 모은 후지중공업도 차세대왜건이란 간판을 걸고
"알파-EXIGA"등을 내놓았다.

한국에서도 쌍용자동차가 4월께부터 간판급 레저용차인 무쏘를 일본시장
에서 판매, 일본업체들과의 경쟁대열에 끼어든다.

"왜건 R"이나 "무브"등 경레저용차는 앞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레저붐이 확산됨에 따라 레저용차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서는 일본 레저용차시장의 점유율이 조만간 35%까지 늘어날 것이란
분석도 하고 있다.

이에따라 레저용차시장은 자동차업계의 사활을 건 한판승부처가 될 조짐
이다.

< 이창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