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관문 영국에는 올들어 자동차생산이 급증하고 있다.

1월중 승용차 생산대수는 지난해 같은기간 11만9천여대에서 13.4% 증가한
13만5,428대로 늘었다.

상용차 생산도 13% 증가, 1만9천973대에 이르렀다.

이같은 규모는 지난 70년대 중반 이후 20년만에 최고수준이다.

유럽 자동차업계가 전반적인 불황에 직면한 상황에서 나온 이같은 생산
증가에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금년도 영국내 자동차 내수시장 전망 역시 그리 밝지 못한 것이다.

업계 일부는 소비자에게 판매인세티브를 부여해야 할 상황에서 대규모
증산이 이뤄져 재고가 늘어날 까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가정들은 내막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기우다.

영국에 진출한 외국업체들이 생산차량을 대거 수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월중 자동차 생산증가를 선도한 기업들은 도요타 니산 혼다 등 주요 일본
업체들로 지목됐다.

영국이 최근들어 유럽 제일의 투자유망지로 부상하면서 진출한 이들
일본 업체들은 현지에서 엔진 등 주요부품 및 완성차를 생산하고 있다.

전무했던 일본차량 생산이 지난해 50만대에 이르렀고 오는 98년말께
65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혼다의 경우 금년에 약 11만대를, 98년말께 15만대를 각각 생산할 계획
이다.

다른 업체들도 혼다와 비슷하거나 다소 많은 차량을 생산, 영국 및 유럽
시장에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유럽시장 수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혼다 현지법인 류이치
츠카모토 전무이사는 말했다.

일본업체 뿐 아니라 포드와 GM 등 미국업체들도 1월 생산증가추세를
거들었다.

포드는 상용차 생산을 크게 늘렸으며 GM은 현지에서 복스홀과 오펠브랜드를
생산, 내수시장판매 및 유럽시장 수출증대에 나서고 있다.

외국업체들이 이처럼 영국으로 몰려든 이유는 생산성에 비해 노동임금이
여타 유럽국가들에 비해 저렴하고 노동시장이 안정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

또 영국정부가 투자유치노력을 대대적으로 기울이고 있어 외국자동차업체들
의 추가진출마저 예상돼 자동차생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영국에 때아닌 자동차증산붐이 일 것이란 예상이다.

< 유재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