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카지노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식 극단적 자본주의에 대한 덜 가진자들의 저항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새로운 물결은 미국 대기업과 최고경영자들의 경영자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에서 비롯되고 있다.

최근들어 기업총수들은 리스트럭처렁(사업재편)과 다운사이징(감량경영)
이란 미명하에 종업원들을 마구 잘라내면서 자신들은 오히려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업들의 경영실적은 호전되고 있으나 인원감축은 여전해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불만은 거의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중산층은 지난 5년간 경기가 계속 회복됐는데도 자신들은 전혀 경기
회복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으로 가득차 있다.

이들은 혜택은 커녕 언제 해고당할지 모르는 불안감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반면 기업총수들은 호의호식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난한다.

대기업 경영진에 대한 비난은 비단 근로자들로부터만 나오는데 그치지
않는다.

정치가들도 기업총수들의 행태에 대해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

언론까지 근로자를 희생시키면서 자신들의 배만 채우는 기업가들을 호되게
질책하고 있다.

근로자-정치가-언론의 3단 입체공격이 가해지고 있어 기업가들은 지금
좌불안석의 지경에 놓여 있다.

최근 미국의 대표적인 건설중장비메이커인 캐터필라사 노동조합은 도널드
파이츠회장을 비난하는 격문을 내걸었다.

회사경비를 줄인다며 부하직원들을 길거리로 내몰고는 자신의 배만 채우고
있다는 내용의 격문이었다.

리스트럭처링의 일환이라며 수백명의 직원들을 해고한 그는 지난해 전년
보다 75%나 늘어난 3백만달러의 연봉을 챙겼다.

켈로그사의 종업원들도 회장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해 1천2백명의 직원을 해고한 그가 1백65만달러에 이르는 고액보수를
받는다는 것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최고경영진들이 감량경영의 성역으로 남아있는 것에 대한 정가의 힐난도
매섭다.

패트 뷰캐넌 공화당대선후보는 선거유세때마다 기업총수들의 비인간성을
적시하면서 기업가들에 대한 근로자저항운동을 촉구하고 있을 정도다.

빌 클린턴대통령까지 비난대열에 합류, 기업총수들을 더욱 궁지로 몰고
있다.

클린턴은 최근 디트로이트에서 가진 선거자금모금행사에서 "대기업들이
감원과 규모축소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어떻게 증시가 활황을 보이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종업원대량학살정책을 취하고 있는 기업가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뉴스위크지는 최근호에서 종업원을 해고하고 있는 기업가들을 히트맨
(암살자)으로 묘사했다.

이 잡지는 해고근로자들의 피눈물을 댓가로 자신들의 연봉만 챙기고 있는
기업가들의 얼굴사진을 마치 현상범처럼 싣고 이들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기업총수들이 경비감축을 부르짖으면서 자신들은 비용축소의 성역으로
군림하고 있는 사실은 한 조사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미경영컨설팅업체인 펄메이어 앤드 파트너사는 연간 매출이 2백10억달러
이상인 35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최고경영진들의 연봉을 조사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지난해 1인당 평균소득은 4백37만달러
(34억원)로 한해전보다 23% 증가했다.

이는 기업총수들이 비용감축의 거센 바람을 조금도 받지않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이처럼 기업총수들에 대한 여론이 악화됨에 따라 리스트럭처링을 경영혁신
의 핵으로 삼고 있는 기업들의 경영전략에 적잖은 변화가 일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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