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해협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미사일훈련으로 중화경제권이 타격을
입고 있다.

대만에서는 정부의 개입에도 불구, 주가가 급락하고 은행 창구에서 미국
달러 지폐가 바닥을 드러냈으며 홍콩 주가도 폭락하기 시작했다.

중화경제권이 입는 충격은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이보다 훨씬 크다.

이번 미사일훈련이 어떻게 끝나든 중국은 경제적인 손실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외국의 투자를 의지해 경제발전을 꾀하기가 어려워졌다.

대만 역시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을 적극 공략하지 못하는 손실을 입게 됐다.

대만해협의 긴장은 지난 10여년간 중국 경제 고성장을 이끌어온 외국인들의
투자를 위축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국 기업인들은 중국에 대한 투자 위험이 커졌다고 말한다.

최고실력자 등소평 사후 중국의 장래가 불투명하고 중앙정부가 경제특구에
대한 혜택을 줄이겠자고 밝혀 투자매력이 떨어진 터에 또하나의 악재가
터졌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대만 기업인들의 중국 투자가 현저히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대만 기업들은 중국에 무려 40억달러를 투자했다.

이 돈이 중국 해안지역 경제발전과 수출증대에 결정적으로 기여했음은
물론이다.

상해의 한 미국 금융인은 사태가 악화되면 중국의 경제성장이 상당히
둔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홍콩의 한 경제분석가는 외국기업들이 이미 중국 정국전망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긴장이 고조되면 중국이 통상제재나 그 이상의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 경제는 당장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지난주 증시안정기금의 적극적인 매수로 간신히 위기를 모면했던 대만
증시는 11일 2.0%나 급락하며 마침내 불안한 양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중국이 12일부터 실탄훈련을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불안
심리가 확산됐기 때문이었다.

증시전문가들은 증안기금이 지속적으로 주식을 사들임에 따라 중국의
미사일훈련이 끝나는 20일까지 주가가 폭락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사태가 악화되면 증안기금도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고 말한다.

대만해협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대만 은행들의 창구에는 미국 달러화를
사두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은행들은 100달러 지폐가 바닥나자 미국이나 홍콩에서 긴급히 가져오는
등 비상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다행히 대북외환시장에서 대만 NT달러의 가치는 그다지 떨어지지 않았다.

중앙은행이 미국 달러화를 대대적으로 팔아 NT달러를 사들였기 때문이다.

대만 금융당국은 일요일인 10일 긴급회의를 갖고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
달러당 27.5NT달러선에서 자국화폐의 가치를 지키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대만당국이 증시.환시에 적극 개입키로 함에 따라 시장의 충격은
상당부분 흡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만경제는 중국-대만간의 대립으로 인해 눈에 보이지 않는 충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거대한 잠재시장을 적극 공략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대만 기업인들은 앞으로 중국에 투자할 때 매우 신중해질게 분명하다.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신용이 떨어질 수 있는 것도 우려할 점이다.

홍콩증시에서는 11일 중국이 미국과 정면 대결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주가가 8.0%나 폭락했다.

홍콩달러도 급락, 금융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하기에 이르렀다.

중국-대만간의 팽팽한 대립으로 홍콩의 장래는 다시 불확실해졌다.

중국으로의 이양을 1년 앞두고 홍콩 장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김광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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