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이 정치의 계절에 돌입했다.

지난 5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열리는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는 새로운
정치투쟁의 서막이다.

전인대(정기국회)는 예전엔 공산당및 행정부안을 승인하는 유명무실한
기관이었다.

하지만 교석이 전인대 상무위원장(국회의장)자리에 앉은후 사정이
달라졌다.

교석이 "인민이 정부를 감독케 하라"는 입법권의 우위성과 독립을 주장
하면서 최근 강택민 국가주석이 추진하고 있는 권력집중에 대해 비판적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이번 전인대 개최에 앞서 교석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각지방의 대표들에게
"대국적 견지에서 문제를 회피하지 말고 불만을 은폐하지 말라. 인민대표의
감독기능을 유효하게 발휘,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석위원장이 겨눈것은 지방대표들의 의견을 통해 입법기관의 권위를 강화,
강택민 국가주석 개인으로의 권력집중을 견제하려는 것이다.

강주석은 지난해 전인대부터 상해출신의 정치가를 중심으로 점차 권력체제
를 다져 왔다.

특히 최근엔 광동성등 지방인사를 감행한데 이어 군장로들을 젊은 간부들로
교체하려는 인사안까지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군및 지방에서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교석위원장은 강주석을 몰아붙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
되고 있다.

교석위원장은 원래부터 강주석 개인으로의 권력집중을 경계해 왔다.

당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은 모두 "강택민을 핵심으로 하는 중공의 권위"
확립을 강조하고 있는데 반해 교석위원장만이 "강택민핵심"을 이야기하지
않고 "중앙집단지도체제"의 확립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전인대는 장기경제계획 농업 국유기업개혁 치안 대만문제등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이지만 비공개회의에서의 초점은 반부패투쟁에 집중될
것이라는 견해도 강하다.

강주석및 교석위원장 모두 반부패투쟁의 선두에 서왔지만 그 목적은 판이
하게 다르다.

강주석은 반부패투쟁을 이용, 인사쇄신을 중심으로 자기의 권력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을 겨누고 있다.

반면 교석위원장은 당.정부에 대한 감독기능의 보완, 인사임명및 해임의
비합리성등을 지적, 제도및 입법면에서의 정비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안정"이라는 글자아래 숨겨졌던 중국지도부의 권력투쟁은
"강택민 대 교석"을 축으로 다시 전개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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