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뤼셀=김영규특파원 ]

한국산자동차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수입규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저널유럽이 자크 칼베 유럽자동차협회(ACEA)회장의 말을 인용,
4일 보도했다.

프랑스 푸조사의 사장이기도한 칼베회장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럽자동차시장은 오는 2000년까지 연 1% 성장에 머물것"이라고 전망한후
"엔화의 강세로 한때 주춤했던 일본메이커들이 공격적인 판촉 움직임을
보이고 한국의 대우자동차는 서유럽시장을 겨냥, 폴란드에 자동차공장을
설립한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일본이 유럽자동차 시장을 서서히 잠식해온 사실을 상기한후 "특히
한국 자동차업계가 갖고있는 잠재력을 과소 평가해서는 안될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동유럽국가와의 자동차교역은 EU위원회 입법일정의
최우선 과제로 올라있다"고 밝힌후 "이는 한국산차에 대한 유럽시장 문을
닫겠다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 시장개방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을 경우 그
대응책을 마련 하는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국이 자유무역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나 국내업계간에는 상당한
단결력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 영국이 일본등 외국 자동차업계를 유치해
유럽자동차업계를 위기에 몰아 넣고 있는 점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이 신문은 이와관련, 칼베회장이 자크 상테르 EU위원장및 마틴 방게만
산업담당집행위원을 만나 한국산차의 수입급증을 논의, 규제에 대한 지지를
얻어 냈다고 밝히고 "유럽내 관련 업계에는 이에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금년 1월초부터 ACEA회장직을 맡은 칼베씨는 지난 80년대 일본차의 진입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등 역외산의 수입규제를 강력히 주장해온 인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