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수상자 넬슨 만델라대통령이 이끄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남아공 최초의 흑인대통령 만델라는 집권 2년동안 경제성장기조를 착실히
다져 왔으나 최근들어 란드화가 폭락하는 등 경제개혁진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이로써 남아공은 그동안 지향해온 아시아경제로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제2의 멕시코경제로 접어들 것인지 갈림길에 섰다.

이달 중순께 남아공 국내외투자가들의 환투매열기로 란드화가 달러화에
대해 약 10%나 폭락, 달러당 3.65란드선에서 4.025란드까지 떨어졌다.

외환전문가들은 란드화가 조정을 거친뒤 수주내에 3-5%정도 추가하락할
것으로 믿고 있다.

란드화 폭락은 만델라의 심장마비설이 외환시장에 나오면서 촉발됐다.

77세의 만델라는 곧 공석에 모습을 드러내 건재를 과시했으나 며칠후
란드화는 다시 폭락했다.

남아공 경제에 대한 불안심리와 금융시장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란드화폭락의 주인은 남아공정부가 조만간 외환규제조치를 철폐할 것이란
전망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만델라는 이달초 국회연설에서 외자유입을 위해 외환규제조치를 점차
철폐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외환규제조치 해소로 그동안 인위적으로 유지된 란드고가 약세로 돌아설
것이란 우려가 투자자들간에 팽배해진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스위스은행은 란드화가 인플레수준 등을 감안할때 7-10%
평가절상돼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크리스 리벤버그 재무장관은 재빨리 자유화조치를 보류할 것이라고 발표,
일단 폭락세를 진정시키기는 했으나 재연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만델라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경제개혁정책들이 계획을 달성 못하거나
반대에 부닥치는 등 딜레머에 빠져 있다는 보도들이 잇따라 나오기 때문
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3.3%(추정치)는 과거에 비해 양호한 편이지만 40%에
이르는 실업률을 동결시키는데 필요한 최저성장률 5%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의 국내직접투자는 지난 한햇동안 11억달러에 달했지만 집권
아프리카민족회의(ANC)당이 추진중인 재건개발계획(RDP)에 따라 앞으로
10년간 소요될 170억달러의 재원 충당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세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경제성장추진에 필요한 외자유치확대를 위해 외환
규제완화조치가 불가피할 전망은 이 때문에 나오고 있다.

더욱이 국내저축률은 지난해 9개월 동안 17.2%에서 16.7%로 하락했다.

그러나 크리스 스탈스중앙은행장은 실업률 하락을 막기 위해선 저축률이
최소 25%에 달해야 한다고 최근 보고했다.

정부는 또 실업감소를 위해 초과근무수당을 높이고 법정근로시간을 현행
주당 48시간에서 45시간으로 축소하는 법안을 최근 정기국회에 상정했다.

하지만 경영자집단은 새 법이 인건비를 높이는 결과만 초래할 것으로
반발하고 있다.

한편 남아공 정부는 지난해 재정적자 축소목표를 달성하는데도 실패했다.

복지지출이 늘어나면서 재적적자가 목표치인 GDP의 5.8%를 넘어선 6%에
도달했다.

그럼에도 불구, 정부는 성장과 흑인복지 목표때문에 정부지출을 축소할
수 없는 형편이어서 세수확대조치를 추진중이지만 이 경우 구매력약화와
함께 경기둔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이같은 경제상황에서 발생한 란드화폭락은 앞으로 자본유출의 심화를
불러 오고 이에 따른 금리인상, 물가상승, 기업도산, 실업증가 등 지난해
멕시코가 밟았던 악몽이 재현될까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남아공 상공회의소 레이몬드 파슨스 사무총장은 "금년도는 남아공경제가
6-7%의 고속성장으로 나아가느냐 아니면 곤두박질치느냐의 전환기가 될 것"
이라고 경고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8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