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이테크주를 잡아라"

요즘 미 월가에서는 이스라엘 하이테크주가 최고의 "스타"로 부상하고
있다.

중동평화 무드를 타고 이스라엘 경제가 안정적 성장을 지속하면서 전세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올해 나스닥에 새로 등록될 이스라엘 하이테크주는 30여종목.

투자자들은 벌써부터 투자대상 주를 고르느라고 이스라엘 기업연구에
여념이 없다.

이스라엘 하이테크기업중 미 월가 최고의 신데렐라는 단연 ESC 메디컬
시스템.

의료기기 생산업체인 이 회사는 지난 2월 나스닥에 등록한지 며칠만에
주가가 2배로 뛰어올랐다.

이 회사의 95년 매출은 약 840억달러.

이익도 280억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주식은 주당 2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수익률이 55%나 되는 셈이다.

ECI텔레커뮤니케이션, 테바 파마슈티컬 인더스트리등도 지난 한햇동안
주가가 각각 88%, 77%나 급등했다.

올해 나스닥에 진출할 이스라엘 기업중 제2의 ECI로 촉망받는 업체는
네트워크 보안소프트웨어 업체인 체크포인트, 반도체 제조장치업체인
오보트 인스투르먼트등이다.

이런 이스라엘 하이테크주붐에 대해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스라엘기업의 미증시 진출바람을 타고 아직 등록요건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업체들이 무리하게 나스닥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미투자은행인 함브렉트 퀴스트는 인터넷을 통해 전화통화를 할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보컬테크 주식을 매입했다.

인터넷 관련주라면 날개돋친듯 팔려나가는데다 이스라엘 하이테크주니
앞뒤 안재고 사들였다.

그러나 보컬테크가 주식을 등록하기 바로 며칠전 네트스케이프는 이와
똑같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가진 복스웨어와 라이선스계약을 맺었다.

주당 19달러에 등록된 보컬테크 주가는 즉시 추락하기 시작했다.

현재 이회사의 주가는 1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몇몇 기업의 실패로 이스라엘 하이테크주붐이 막을 내렸다고 단언
하기는 이르다.

안정된 경제기반속에 하이테크 기술개발이 계속되는 한 신데렐라를 찾아
이스라엘 기업으로 몰려드는 투자자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