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작년11월의 무역수지집계치를 발표했던 지난7일
워싱턴에서 미키 캔터 미무역대표부(USTR)대표는 세계를 향해 또
포문을 열었다.

11월의 무역적자가 70억6,000만달러로 전월대비 13.5%가 줄어들어
94년3월이래 최저수준을 기록했는데도 워싱턴의 불만은 여전했다.

미국 입장에서 무역적자는 아직도 엄청나며 따라서 대외시장개방을
더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는 것.

그는 일본과 관련해선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방일이 예정된 오는
4월이전에 양국간의 통상분쟁사안을 청산하자며 이례적으로 기한까지
제시한 경고성 발언을 했다.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지만 경고 수위는 한층 더 높아졌다.

캔터 대표가 특히 강조하는 부문은 오는7월말로 끝나는 5년기한의
미일반도체협정을 연장하는 문제와 후지필름이 70%정도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내 사진필름시장을 개방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현안에 대해선 일본측에서도 할말은 많다.

반도체협상의 경우 일본에서 미국산의 점유율이 20%이상으로 높아져
협정당시의 목표가 달성됐기 때문에 협정 경신 요구는 억지주장이라는
반박이다.

사진필름건도 후지가 일본의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따질
문제이지 미국의 코닥과 연계한 통상문제로 논의할 대상이 못된다는
것이 일본의 대응논리다.

캔터대표는 같은날 중국에 대한 경고성 발언도 잊지 않았다.

미국산 CD 음반 소프트웨어등에 대한 지적보호권이 지켜지지 않는다며
"강력한" 대응책도 불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차하면 미통상법301조를 동원한 강력한 무역보복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미국의 통상전략은 사실 과거와 달라진게 별로 없다.

그러나 문제는 새해들어 미국쪽의 경고 횟수가 더 잦아지고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점이다.

미국은 새해들어 일본과 중국건외에 <>유럽연합(EU)과는 육류수입규제로
<>캐나다와는 방송규제에 대한 문제로 불편한 관계에 있다.

또 금년들어 한국 일본등을 포함한 몇몇 나라와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현지의 상거래와 공정거래법을 문제삼는 공정경쟁관련 통상현안을
제기하면서 쌍무협상을 가지는 새로운 "이슈"도 개발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공정경쟁문제를 오는 12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1차
세계무역기구(WTO)각료회의의 의제로 상정키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미국의 통상요구가 새해들어 한층 더 집요해짐에따라 WTO에서의
마찰도 격렬해지고 있다.

WTO가 발족한 이후 현재까지 WTO분쟁기구에 제소된 분쟁건수는 25건에
달하며 이중 절반이 미국을 분쟁당사국으로 하고 있다.

지난달에 있었던 WTO 발족이래 최초의 분쟁판결도 미국(수입규제국)과
베네수엘라(대미 휘발유수출국)간에 나온 것이었다.

결과는 미국측의 패소였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이 판결에 불복, 항소할 뜻을 분명히 함에따라 WTO의
첫 항소건도 미국이 제기하는 기록으로 남게됐다.

여기에 코스타리카는 미국이 자국산 내의에대해 수입을 규제한다는
이유로 WTO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인도도 금년초에 자국산 모직물에대한 미국의 수입규제를 WTO에
제소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미국 의회는 그러나 WTO의 분쟁해결질서를 무시하는 법안을 준비하는등
다자간협정이 아닌 자국통상법을 무기로한 쌍무협상을 통해 대외 통상압력을
더 가중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미국이 관계된 무역마찰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공화당은 지난해 WTO의 결정이 미국측의 이익과 배치될 경우엔
WTO에서조차도 탈퇴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 법안을 추진하다 현재
균형예산법안 논쟁에 밀려 잠시 주춤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오는 11월로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정당들이 경쟁적으로
통상현안 해결의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여론조사결과도 통상 보호주의를 지지하는 쪽으로 나오고
있어 더 그렇다.

미국에서 정치의 계절이 끝날때까지 미국의 통상압력은 그 수위가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 양홍모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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