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제의 중심축인 독일과 프랑스가 30일 경기활성화 종합대책을 동시에
발표했다.

경기침체를 막기위해 두 나라가 합주를 펼치겠다고 선언한지 꼭 1주일여만
에 나온 대책이다.

두 나라가 보조를 맞추게 된 것은 독일과 프랑스 모두 뚜렷한 경기후퇴
조짐을 보여 유럽통화통합(EMU)에 대한 비관적 시각이 안팎으로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나라의 경기종합대책에는 통화통합작업의 선도적 위치를 잃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나라가 경기를 끌어 올려야 하는 배경과 당위는 일치하지만 방식은 각기
다르다.

우선 독일의 경기대책은 기업활동의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모두 50개 항목의 행동계획을 마련, 점차적으로 실천에
옮기겠다고 독일 정부는 선언했다.

구체안을 살펴보면 우선 기업조세부담경감안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특히 기업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항목은 통일연대세율의 인하.

구동독지원용 재정조달을 위해 소득세 등에 덧붙여지는 이 세금의 세율이
내년중반부터 현행 7.5%에서 5.5%로 낮추어진다.

이 조치로 내년 한해에만 기업의 세금부담이 약 40억마르크정도 줄어들
것으로 독일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또 기업창업을 독려하기 위해 신설기업에 대한 세제혜택도 확대키로 했다.

재정비용절감과 사회보장제도의 수정도 경기활성화안의 행동계획의 큰
줄기중 하나다.

독일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50%선을 웃도는 재정규모를 통독이전의
46%선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이를위해 직.간접사회보장비용을 대폭 낮추기로 했다.

그중에서도 기업경쟁력 약화요인으로 지적되어온 근로자들의 유급 휴.병가
일수, 조기퇴직수당, 실업연금 등이 상당폭 축소될 전망이다.

또 항공 전신전화 등 국가기간산업의 민영화를 추진, 국고수입증대와 경영
효율화를 동시에 실현할 계획이다.

독일정부는 이밖에도 기업경쟁력 강화를 간접 지원하기 위해 불필요한 행정
규제를 과감히 철폐키로 했다.

퀸터 렉스로트 독일경제장관은 이번 경기종합대책을 "중기적으로 경기부양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기에 덧붙여 중앙은행의 금리추가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재정부담이 늘어날지 모른다는 우려에 대해 렉스로트장관은 "총수요진작을
통한 경기부양이 아니기 때문에 재정에는 중립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는 소비자들의 씀씀이를 늘리도록 한다는게 핵심이다.

이를위해 프랑스국민 5,900만명중 4,500만명이 가입해 있는 10년짜리
"리브레A" 예금의 이자를 10년만에 4.5%에서 3.5%로 내렸다.

자동차 등 주요내구소비세 구입시 뒤따르는 소비세의 세율과 주택임대자금
대출금리도 과감히 낮췄다.

이에따라 프랑스 상업은행들은 1일부터 당장 하향조정된 금리를 적용한데
이어 시중기업대출금리 기준지표로 쓰이는 프라임레이트(기업우대금리)도
0.5%포인트씩 일제히 인하했다.

쟝 아르튀즈 프랑스 재무장관은 "재정부담을 전혀 가중시키지 않는
가운데서도 즉시 약효를 발휘할 수 있는 경기부양조치를 만들어 냈다"고
자평했다.

두 나라의 경기처방은 침체에 빠진 유럽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강도 높은 조치들이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유럽통화통합 작업이 다시 순항할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경기부양의지와 계획은 제시됐으나 유럽통화통합실현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 재정적자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
이다.

경기대책이 발표된직후 로이터통신이 민간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해본 결과 "재정적자를 97년까지 GDP의 3%이내로 줄여야 한다"
는 통화통합가입조건을 독일과 프랑스 모두 충족시킬 수 없을 것으로 전망
됐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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