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미대통령선거전에서 "포브스 돌풍"이 일고 있다.

공화당진영에서 가장 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스티브 포브스(48).단일세율
(flat tax)을 제1의 선거공약으로 내건 그는 여론지지도에서 선두주자인
봅 돌상원의원을 바싹 추격하면서 강력한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일부지역에서는 돌의원을 추월, 미대선의 중심인물로 떠올라 있다.

지난 29일 실시된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 포브스는 29%의 지지율을 획득,
돌을 5%포인트차로 앞서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뉴햄프셔주는 다음달 20일 공화당의 첫 예비선거가 실시되는 지역이다.

전통적으로 대선향방의 잣대 역할을 하는 이 지역에서 포브스의 인기가
돌을 추월했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비록 전국적인 지지도에서는 17%로 돌의 43%에 크게 뒤져 있으나 시간이
갈수록 그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어느때라도 포브스는 돌을 뛰어넘을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상황이다.

작년 11월만 해도 포브스에 대한 지지도는 5%에 불과해 51%를 기록한 돌에
상대도 되지 않았다.

필 그램상원의원(8%)과 논평가 부캐넌(7%)에도 뒤지는 꼴찌주자였다.

그러나 새해가 되면서 상황은 급반전, 경영전문잡지 포브스지의 발행인으로
백만장자인 포브스의 인기는 수직상승하고 다른 후보들의 지지율은 떨어지는
상황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역전의 신호탄은 포브스가 지난 17일 선거공약으로 제시한 단일세제라는
마법의 주문이었다.

복잡한 현행 세제를 뜯어고쳐 모든 사람에게 똑 같이 17%의 세금만 부과
한다는 단일세제안은 꼴찌에 있던 그를 단숨에 2위주자로 올려 놓았다.

단일세제로 무장한 포브스는 엄청난 재력을 등에 업고 대대적인 TV광고
등으로 물량공세를 펼치면서 인기를 더욱 높여가고 있는 중이다.

포브스가 지금의 여세를 몰아 돌의원을 누르고 공화당의 최종후보로 지명
될지는 아직 섣불리 판단할수 없다.

우선은 내달 12일의 아이오와주 대의원대회와 뉴햄프셔예비선거라는 관문을
통과해야만 한다.

최근 나타난 여론대로 이 두개 관문에서 1위로 통과한다해도 단일세제
외에는 이렇다할 공약이 없는 그로서는 대선고지에 가까이 가기에는 불가능
하다는 견해가 만만치 않다.

연방정부의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국민들에게 힘을 돌려주겠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공약들을 개발하지 않을 경우엔 "제2의
로스 페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92년 선거에서 무명의 빌 클린턴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백악관을 점령한
것처럼 그가 "또 하나의 클린턴"이 되기 위해선 다양한 메뉴의 선거공약을
내놓아야 한다고 정치평론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포브스는 아직까지 사회보장 교육 외교 이민 통상 낙태등 미국의 일반적인
문제들을 터치하지 않고 있다.

평론가들은 단일세제가 지금은 각종 경제문제를 치유해줄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보이고 있지만 실체가 드러나면 부두(voodoo,사이비)경제학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앞으로 포브스가 언론의 엄격한 검증을 받게 되면 그의 인기가 한
순간의 거품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아이오와주 대의원대회와 뉴햄프셔주 예비선거결과를 본후에야
포브스가 정말로 강력한 돌풍인지 아니면 미풍에 지나지 않는를 가늠해 볼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