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가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단기금리를 다시 내린 것은 하반기 들어 둔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이다.

미국 경제는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과열을 우려할만큼 빠른 성장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이후 7차례에 걸친 금리인상의 영향이 가시화됨에 따라
3.4분기부터는 경기둔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금년 중반까지 지속된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안정된 양상을 보였다.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둔화되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사라졌다.

이에 따라 연초에 8%에 근접했던 장기금리가 6%선까지 떨어졌다.

경기가 둔화되고 물가가 안정되자 금융시장에서는 11월께부터 FRB가 단기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했다.

지난 14일엔 독일 분데스방크가 재할인금리와 롬바르트금리를 각각 3%와
5%로 0.5% 포인트씩 내렸고 유럽 각국이 뒤따랐다.

이에 따라 FRB의 운신폭이 더욱 넓어졌다.

지난 한달동안 많은 전문가들은 FRB가 12월19일 회의에서 연방기금 목표
금리를 0.5% 포인트 가량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에 인하폭이 0.25% 포인트에 그친 것은 7개년 균형예산안이 타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균형예산안이 타결되고 나면 내년 1월중 금리를 다시 내릴 것이라고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금융 시세에는 연방기금 금리가 내년 봄까지 0.25% 포인트 더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돼 있다.

유럽에 이어 북미에서도 금리가 떨어짐에 따라 둔화기미를 보이던 구미
경제는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96년에는 국제금리 안정이 세계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김광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