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은 수십년전부터 외국자본을 유치해 국가기간산업을 일군 대표적인
나라에 속하지만 70년대후반부터 무분별한 외자도입에 따른 국내산업의
대외종속 우려가 높아져 각종 법규를 통해 외국인투자를 규제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방과 민영화를 통해 성장의 가속화를 꾀하고 있어 외국
투자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민영화는 페르난도 엔히키 카르도조 정권의 가장 중요한 현안의 하나다.

이와관련, 브라질의회는 지난8월 헌법을 개정, 그동안 몇몇 분야에서
외국인투자를 포함한 민간부문에 대해 취해지던 제한을 폐지하거나 최소화
했다.

첫째는 "브라질기업"이라는 개념의 폐지다.

종전에 브라질헌법은 브라질안에서 만들어진 법인, 그리고 브라질사람이나
국가소유기업(헌법규정상 브라질자본으로 만들어진 브라질회사)에 의해
통제를 받는 법인은 세제혜택 또는 시장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했었다.

이런 개념이 없어져 브라질기업이란 현재 브라질에서 만들어져 경영의
본거지가 브라질에 있는 모든 기업을 뜻하는 것이 됐다.

지배주주의 국적이 어디냐는 것은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둘째, 수력발전에서 외국기업의 참여에 대한 제한을 없앴다.

셋째, 연안해운업을 외국선박에도 허용키로 했다.

넷째, 민간부문이 통신서비스와 가스배급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허가할
수 있도록 했다.

다섯째, 석유관련부문의 정부독점에 융통성을 두기로 했다.

아직도 의회의 승인을 기다리는 것들은 사회보장 세제 등과 관련된
것들이다.

의회승인이 난 것에 대해서는 관련법조항의 개정작업이 진행중이다.

종전에는 외국기업이 보건이나 광업 등의 부문에서 참여가 금지됐거나
소수주주참여로 제한됐었다.

발전부문도 강 등의 천연자원을 사용하는 것이라면 마찬가지로 규제됐었다.

그러나 헌법개정으로 "브라질기업"의 모습이 바뀌게됨으로써 외국기업의
참여도 이들 부문에서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편 페르난도 엔히키 카르도조 대통령과 세르지오 모타 통신부장관은
지난11월28일 브라질정부가 마련해온 방송.통신부문 신규법안을 발표했다.

신규법안의 주요내용은 이동통신 장거리위성통신 TV.케이블사업 전화
라디오 방송 등에 관한 것으로 정부에 의한 통신부문 독과점폐지를 골자로
하고 있다.

이동통신부문과 위성통신에 대한 민간자본참여 신규허용, TV.케이블사업과
라디오 방송부문 민간자본참여에 관한 세부규정보완, 국영통신회사
TELEBRAS 민영화에 관한 방침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신규허용되는 이동통신과 장거리 위성통신부문에는 국내외 모든
민간자본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경영권을 포함해 브라질인의 자본이
51%이상 투자된 기업만이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이때문에 브라질 통신시장에 관심있는 외국자본들은 브라질기업과의 합작
투자를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KOTRA상파울루무역관 박중근관장은 전했다.

민감한 사안인 석유부문개방도 지금까지 제시된 것만을 보면 민간기업은
국영석유회사인 PETROBRAS가 점찍어 놓지 않은 지역만을 탐사할 수 있도록
허용될 예정이다.

이같은 제한에도 불구하고 민영화프로그램에 의해 민간기업이 공공입찰로
발전 송전 배전, 도로 철도 해상.항공운송, 항만 비행장운영, 도시위생 등의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적 장치가 마련됐다는 것은 큰 변화임에
틀림없다.

연방정부만 의회의 승인을 통해 통신과 전기 등의 독점을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주정부나 시도 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인가와 관련된 나름의 복안을
가지고 있다.

연방정부와 마찬가지로 그들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들 사업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만한 자금이 없기 때문에 민영화를 택하고 있다.

브라질정부는 92년이후 실질적으로 모든 철강 비료 석유화학주식을 매각해
왔다.

그러나 대부분은 "브라질"기업에 매각돼 큰 돈을 모으지는 못했다.

브라질정부의 민영화는 올해 4가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첫째 석유화학단지매각을 완료하는 것, 둘째 전기분야의 민영화를 시작하는
것, 셋째 철도망을 인가하는 것, 넷째 광업분야의 복합기업인 CVRD의 51%
정부지분을 매각하는 기초작업을 해놓는 것 등이 그것이다.

현재 CVRD매각에는 10여개의 국제은행과 현지은행들이 이를 인수하기 위한
컨소시엄을 형성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삼성 LG 포항제철 등 국내기업들도 민영화와 관련된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