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로이터.AP등 세계 주요 통신들은 전두환 전대통령이 구속돼 수감
되기까지의 상황변화를 일제히 긴급뉴스로 전세계에 타전했다.

AFP는 독재자 전씨가 79년 군사쿠데타와 80년 광주학살을 주도한 혐의로
3일 새벽 고향 합천에서 체포돼 안양교도소에 수감됐다고 전했다.

또 교도소 입구에 몰려있던 정치범 가족 30여명이 전씨를 태운 검은색
세단 승용차가 나타나자 "살인자를 처단하라"고 외쳤으며 차를 발로 걷어
차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수개월전 ''역사의 심판에 맡기자''고 말했던 김영삼대통령이
노태우씨 비자금 사건으로 자신까지 위기에 처하자 마음을 바꿨다고 분석
했다.

또 김대통령이 자신의 선명성을 지키고 민자당의 실추된 인기를 만회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두 전직대통령이 구속됐다고 풀이했다.

AP는 김대통령이 라이벌 김대중총재와 또한차례 결판을 벌이고 민자당을
해체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민자당 해체에는 기회와 위험이 병존한다고 덧붙였다.

이 통신은 김대통령이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지난 90년 전씨 세력
이 포함된 민정당과 통합함으로써 ''악과 타협했다''는 일부의 주장도 소개
했다.

전씨 구속으로 한국의 정치적 토대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으며 김대통령
자신이 여론재판을 받게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로이터통신은 전씨의 구속이 당연한 귀결이며 국민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전씨가 고향에서 체포될 당시 돌처럼 굳은 표정을 지었으며 어깨 너머로
고개를 돌려 친지와 측근들에게 손을 흔들었다고 묘사했다.

이 통신은 보도를 서두르느라 ''김씨가 안양교도소에 수감됐다''는 오보를
냈다가 1분만에 ''김씨를 전씨로 정정한다''고 타전하는 해프닝을 연출
하기도 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3일 전두환 전대통령을 압송해 수감하는 과정을 긴급
뉴스로 보도하면서 한국의 정계개편이 불가피해졌다고 분석했다.

교도는 김대중 김종필 양김씨에 대해서도 김영삼정권의 공세가 뒤따를 것
이라고 전망했다.

또 노태우씨에 이어 전씨가 구속된 것은 한국역사의 어두운 구석을 청산하
려는 김영삼정부의 결의를 나타낸 것이라고 논평하고 이번 사건이 내년 봄
총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독일 DPA통신은 이날 전씨에 대한 사전영장 발부에서 신병압송에 이르기까
지의 상황전개를 수차례에 걸쳐 급보와 종합기사로 보도했다.

노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전씨의 혐의가 명확히 드러났다는 검찰측 설명
도 덧붙였다.

DPA는 김영삼대통령이 주초 노씨 전씨가 12.12와 5.18과 관련,처벌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는 "역사가 이 문제를 판정할 것"이라는 금년초
발언에서 마음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의 주요 언론은 3일 전두환 전대통령이 검찰수사
관들에 의해 고향에서 검거된 사실을 주요 뉴스로 긴급보도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방송들은 서울발 외신기사와 미국 CNN-
TV 보도를 인용,전씨가 김영삼대통령 정부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대국민성명
을 발표한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구속영장이 집행됐다고 전했다.

동남아 언론은 전씨가 현여당인 민자당이 전씨의 민정당과 김대통령의
통일민주당이 합당해 출범한 것임을 강조하면서 "내가 헌정질서를 파괴한
범법자라면 이 내란세력과 야합한 김대통령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김대통령 책임론까지 들춰가며 반격했다고 보도했다.

또 "전씨 구속은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법과 정의를 세우기 위한 불가
피한 조치였다"는 민자당 대변인의 성명을 인용하면서 앞으로 12.12 및
5.18사건에 관련된 일부 전씨 추종자들도 처벌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언론은 두 전직대통령의 구속으로 한국정치권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정국이 예측을 불허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인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이 앞으로 대격동에 휩싸일 것으로 보
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는 과거 군사쿠데타에 비견되는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는 한국은 앞으로도 정치적 대변혁 가능성을
예고하는 일련의 사건을 더 겪게 될 것이라고 2일 전망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해설기사를 통해 노태우씨 비리수사 착수 이후
김영삼 대통령이 취한 여러 조치는 전두환.노태우씨 뿐만 아니라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와 김종필 자민련총재까지 제거할 의도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전반적 변혁 가능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김대통령은
군부출신이 배제된 신당을 창당한 후 97년 대통령 후계자를 지명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에서는 대통령제를 유지할 것인지, 내각제를 택할
것인지의 논의가 이미 시작됐으며 내년 총선에서 예상대로 다수당이
출현하지 못할 경우 논의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한 전직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김대통령도 노씨로부터
검은돈을 직접 건네받은 것으로 드러날 경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겠지만 이같은 정치적 위기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일본 NHK,미국 CNN 등 해외 주요 방송들은 3일 전씨가 구속.수감된 사
실을 현장화면과 함께 매시간 주요뉴스로 보도했다.

한편 아사히 마이니치 등 일본 신문들은 3일 조간에서 한국 검찰이 전씨를
체포키로 했다는 사실을 1면 머리기사로 크게 보도했다.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도 전씨가 고향에서 선친 묘소를 성묘하는 사진과
해설기사를 덧붙여 국제면 머리기사로 자세히 보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