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사막의 동쪽 주운베이얀.

모래와 자갈로 뒤덮인 이 버려진 땅에서는 지금 미국의 한 중소기업이
"검은 진주"를 퍼올리는 단꿈을 꾸고 있다.

주인공은 텍사스주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조그만 석유업체 네스코에너지.

이회사는 3년전 몽골의 국영 석유회사 몽골오일과 공동으로 베이얀오일
이라는 합작회사를 세웠다.

고비사막 동쪽에 위치한 주운베이얀 유전에서 원유를 캐내기 위해서였다.

이곳은 지난 69년 소련인들이 버리고 떠난 곳이다.

네스코가 버려진 유전에 돈을 쏟아붓기로 한 것은 자신감이 있기 때문
이었다.

25년전 기술로는 불가능했던 작업이 가능해졌다고 판단한 것.

주운베이얀 유전에는 원유가 지하 650m밖에 안되는 얕은 곳에 매장돼 있다.

문제는 원유가 섭씨 21도이하에서는 굳어져 버리기 때문에 채유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네스코는 지하에서 원유에 화학물질을 첨가함으로써 섭씨 0도이하의 저온
에서도 원유가 송유관을 타고 흐르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네스코는 지금까지 주운베이얀 프로젝트에 1,200만달러를 투자했다.

네스코에는 회사의 흥망이 좌우되는 거금이다.

네스코는 내년초 집유시설 저유시설이 완공되는대로 채유를 본격화할 예정
이다.

이미 몽골 중국 러시아의 수요가들과 원유 공급에 관한 협상을 벌이기
시작했다.

또 96년5월 가동을 목표로 하루 6,000만배럴의 원유를 정제할수 있는 정유
공장을 미국에 짓고 있다.

주운베이얀에서 퍼올린 원유를 이곳으로 가져와 정제한뒤 몽골에 팔겠다는
것이 네스코의 전략이다.

네스코는 고비사막 원유개발 전망이 매우 밝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운베이얀의 첫번째 유정 인근에서 두번째 유정을 파고 있으며
내년중에는 차가안이라는 곳에서도 원유개발에 착수하기로 했다.

공식집계에 따르면 원유 매장량은 주운베이얀과 차가안만 더해도 1억
5,000만~2억배럴에 달한다.

몽골은 필요한 정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돈이 없어 21개유전의 원유개발권을 외국기업이나 합작기업에 개방
했다.

이 가운데 5개유전에서 원유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김광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