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은 괴로워"

영예보다는 안락함이 더 중요한 것일까.

한 일본기업이 사원들의 승진목표를 조사한 결과 예상을 깨고 중역이상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화제가 되고 있다.

고베시에 본사를 둔 노리츠라는 온수기메이커는 내년도부터 코스별인사라는
신제도를 도입키로하고 최근 2천3백명에 이르는 사원들을 대상으로 희망
코스를 선택토록 했다.

코스는 <>중역을 목표로 하고 승진속도도 빠른 도전코스 <>부장까지의
관리직이 될 수있는 표준형의 창조코스 <>전근이 없는 대신 과장까지 밖에
될 수없는 숙련코스 <>박사학위나 변호사등 전문적 자격이 필요한 전문가
코스등 4가지.

사원들의 희망을 최종 집계한 결과 사령탑인 사장까지 오를 수있는 도전
코스를 선택한 사람은 전체의 1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80%가 창조코스를 선택해 대부분이 부장까지 오르면 만족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10%는 과장으로 끝나도 좋다는 숙련코스를 지원했고 전문가코스는 극소수에
머물렀다.

그런데 이나마도 회사측에서 "자네같은 인재라면 당연히 도전코스를 지원
해야지"라며 사원들을 적극 독려한 결과라고.

회사측은 당초 도전코스를 고르는 사원이 20%는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일본경제계는 "요즘의 젊은이들은 회사인간으로 일해온
기성세대를 불행한 세대로 보는 것같다"고 지적하면서 "휴일에도 연수나
교육을 받는등 회사를 위해 자기인생을 희생해야 하는 점이 큰 부담이 됐을
것"으로 분석.

< 도쿄=이봉구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