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21세기판 신산업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 어느곳에 있더라도 컴퓨터 앞에만 있으면 정보교환은 물론
물건구매에서 대금결제까지 모든 것이 가능하다.

나라간의 국경, 기업을 나누는 기존 틀도 모두 허물어지고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대기업 중소기업이 따로 없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벤처기업도 대기업을 능가할 수 있다.

금융과 하이테크산업, 제조와 유통 같은 업종간 경계도 넘나든다.

전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고 있는 인터넷 돌풍의 현장을 짚어본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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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한 평범한 중국요리점.

이 허름한 건물 3층에는 "인터넷 멀티캐스팅 서비스"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안을 들여다보면 컴퓨터외에 이렇다 할 시설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이 곳은 전세계 1백30여개국에서 하루 평균 15만여명이 "귀"를
기울이는 막강한 라디오 방송국.

개국한지 1년반 남짓한 햇병아리 방송국이지만 채널을 6개나 갖고 있다.

이 방송국의 간판프로그램 "금주의 화제인물"은 CNN의 "래리킹 라이브"를
능가하는 토크쇼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미의회 공청회와 저명인사의 강연은 특히 구공산권에 애청자를 많이 확보해
놓고 있다.

PC와 전화회선만으로 글로벌미디어를 설립한 인터넷 멀티캐스팅은 인터넷이
"벤처기업의 천국"이라는 점을 대변해 주고있다.

그렇다고 인터넷의 위력이 벤처기업에만 한하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의 막강한힘과 인터넷이 결합되면 그 위력은 "메가톤"급이 될 수도
있다.

지난 여름세계 금융가에는 업계 구도를 완전히 뒤바꿀 대사건이 일어났다.

미마이크로소프트가 미최대 금융소프트웨어업체 인튜이트 매수를 발표한것.

컴퓨터 통신서비스 "마이크로네트워크"에 인튜이트의 금융소프트웨어를
띄워 온라인으로 모든 금융결제를 대신하는 "홈뱅킹"사업을 시작하겠다는
사전포석이었다.

이 계획은 금융업자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수표처리 1건에 10센트의 수수료만 받아도 마이크로소프트는 단번에 세계
최대의 결제은행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건당 80센트의 비용이 드는 미은행의 기존 수표처리방식으로는 맞대결이
불가능하다.

결국 독점금지법과 관련업계의 맹반대에 부딪쳐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금융업계에 "인터넷"위력을 실감시켜준 사건이었다.

인터넷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벽을 허물고 업계내 구도를 뒤흔들어
놓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공간을 뛰어넘어 기업과 기업, 기업과 소비자를 직접 이어준다.

"전자거래"가 바로 그 주역.컴퓨터 마우스의 클릭 한번으로 소비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기업이 인터넷안에 차려놓은 "가상점포"에서 물건을 살수
있다.

인터넷에서 전자쇼핑몰 사업을 벌이고 있는 미인터넷 쇼핑네트워크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의 경우 통신판매시장규모는 연간 6백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가운데 인터넷을 통한 판매는 아직 적은 편이지만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이 회사 총매출중 약 25%는 해외주문이며 계좌를 개설한 개인회원중 40%가
해외 고객이다.

현재 인터넷에 연결된 호스트컴퓨터수는 약 6백80만대.

이용자는 세계 1백36개국 4천만명에 이르고 있다.

미조사기관 볼프 웰티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자는 오는 2000년에 5억
5천만명까지 팽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터넷에 직접연결되는 서버컴퓨터만도 매일 1만대씩 새로 탄생하고 있으며
이용자수는 연간 2배씩 늘어나는 초고속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바로 이같은 급성장을 기반으로 인터넷을 통한 상품판매 서비스 시장은
올해 3억달러에서 2000년에는 1백억달러 이상으로 팽창(미조사기관
포레스터리서치)할 전망이다.

인터넷 접속사업, 관련 소프트웨어, 인터넷 컨설팅까지 "인터넷"관련사업
이라면 뭐든지 "초호황"이 예상된다.

이런 흐름은 주식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인터넷관련 소프트웨어 업체인 네트스케이프의 주가는 미국 장외주식시장
나스다크에 첫 상장된지 불과 45분만에 2배로 뛰어올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인터넷 접속업체 네트콤온라인커뮤니케이션스도 주식 공개 반년만에 주가가
2배로 뛰었다.

투자자들의 열기를 간파한 미증권거래소 AMEX는 발빠르게 인터넷 관련기업
37사의 주가지수를 모아 "인터넷 지수"를 만들기도 했다.

산업사를 거슬러 올라가 볼때 도로확충은 한나라의 경제구조를 통째로
바꿔 놓는 핵심 인프라스트럭처였다.

곳곳에 도로가 깔리면서 도로변에는 상점이 생기고 거대한 쇼핑센터가
탄생했다.

이제 인터넷이 21세기 도로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인터넷 산업혁명의 주역은 누가 될까.

인터넷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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