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가 또다시 급팽창하고 있다.

3/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밖의 호조를 보여 경기침체우려를 말끔히 불식
시켰다.

최근의 경기상황은 침체국면이 아니라 안정성장세를 다지기 위한 조정국면
이란 연착륙론자의 손을 들어줬다.

상무부는 27일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4.2%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5.1%의 성장률을 기록한 지난해 4/4분기이후 최고의 성장세다.

미국경제는 지난 1/4분기 2.7%, 2/4분기에는 1.3% 성장하는 등 하향곡선을
그려왔다.

FRB(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물가를 잡기위해 지난해 2월부터 올 2월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한 탓이다.

미경제의 이같은 약세기조는 3.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었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3.4분기 경제성장률이 2.5~3%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었다.

미쓰비시은행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니에미라는 "3.4분기 미국경제성장률
은 세계최고수준이다"며 "침체냐, 연착륙이냐의 논쟁은 끝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FRB가 지난 7월초 단기금리를 5.75%로 0.25%포인트 인하한점 외에도
재고투자와 주택투자, 수출과 재정지출확대가 급성장을 뒷받침했다고 분석
했다.

3.4분기 미 경제성장률은 "건전성"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물가상승세를 완전히 잡았다는 뜻이다.

이 기간중 GDP디플레이터는 0.6%로 지난 63년 2.4분기이후 30년만에 가장
낮았다.

2.4분기의 1.6%에 비해 무려 1%포인트나 낮아졌다.

고정가중방식으로 산출된 물가상승률도 전분기의 2.8%에 비해 훨씬 둔화된
2.1%를 기록했다.

2% 올랐던 93년 3.4분기이후 가장 낮은 폭의 증가율이다.

클린턴 행정부는 특히 물가상승률이 낮아진 점을 높이 평가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경제가 제궤도를 걷고 있다는 점이 여실히 확인
됐다"며 "미국경제는 앞으로 우려할만한 물가상승 압력없이 성장세를 유지해
나갈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에따라 FRB가 11월중 금리를 변동시킬 가능성은 희박해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금리를 내리거나 물가인상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어져 관망자세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FRB는 다음달 15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어 금리조정여부를 결정
할 예정이다.

그러나 FRB가 올해중 금리를 한차례 더 인하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클린턴행정부와 의회가 연방재정적자감축을 위해 재정지출삭감안을 어떤
식으로 합의하든지 금리를 내려야할 것이란 얘기다.

미하원은 26일 2002년까지 균형예산을 이룬다는 계획아래 재정지출을
9천억달러 줄이고 세금을 2천4백50억달러 삭감한다는 예산안을 승인했다.

상원도 28일 앞으로 7년간 연방재정지출을 9천억달러 감소시킨다는 내용의
균형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같은 재정지출삭감은 공공부문에의 투자규모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
한다.

복지예산도 줄어 소비자들의 실질소득이 감소하게 된다.

조세삭감효과를 제외할 경우 총수요가 줄어드는데 수출신장세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기업들의 투자의지를 위축시킬수 있다는 점을 금리인하 결정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한편 달러화는 상무부의 발표를 앞둔 27일 뉴욕시장에서 달러당 1백1.75엔,
1.4055마르크에 거래돼 전날의 1백1.38엔, 1.3905마르크에 비해 소폭 올랐다.

전날 49.86포인트 떨어졌던 다우공업지수도 경기상승소식이 전해지면서
37.93포인트 뛰어 4천7백41.75로 거래를 마감했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