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상해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정부 고급관리들이 기업을 세우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 기업을 일으키진 않더라도 민간기업의 중역을 담당하기가
일쑤다.

정부관리들이 참여하는 이같은 기업들은 허가권 자금조달등의 권한을 갖고
있는 관청을 등에 업고 일반기업들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상업활동을
할수 있다.

중국언론계에선 이러한 기업을 번패공사(간판을 바꾼 회사=관청 관공소의
간판을 기업간판으로 바꾼 것) 또는 관상이라고 부르고 있다.

원래 관상이라는 것은 관리가 기업체를 만들어 장사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에게는 공직을 이용, 투기등으로 일확천금을 누리수 있는 이점이 있다.

손해를 보는 경우엔 관공서의 입김을 동원,일반기업들에 손실을 전가할
수도 있다.

현재 중국여론이 관상을 문제시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관상은 기존의 권력과 인맥을 악용, 시장가격보다 훨씬 싼값으로 인기상품
이나 공업자재를 사들인후 이를 기업체 명의로 팔아 막대한 이익을 챙길수
있는 것이다.

지난 89년의 천안문사태및 부정부패척결운동 등으로 잠시 이같은 관상들이
주춤하는듯 했으나 경제개혁및 개발정책등에 힘입어 세론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붐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92년5월 중화공상시보가 2건의 기사를 대서특필한 것도 관리들의
기업창설참여의욕에 불을 붙인 계기가 됐다.

그 하나는 산서성 원곡현의 공산당위원회 손정동서기등 현의 간부들이
"산지장원"이라는 부동산회사설립에 투자, 그 회사주식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귀주성의 당위원회에서 지방간부의 기업설립참여및 그에 대한
이익취득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방침을 내놨다는 기사다.

이 보도는 전국 지방정부 관청 단체등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각지에서 앞다퉈 관리들이 기업창설멤버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하북성의 일부 현당위원회에선 당.정부 각부문의 간부들이 기업
에서의 겸직을 공식적으로 허가하고 본직의 금료외에 겸직한 기업으로부터
보수를 받는 것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강소성 양단시 광릉구에선 기업창설에 참여하는 간부에 대해 관청에서의
급여를 1년간 지급하고 그 기간동안 기업의 경영상태가 악화될 경우 본직
으로 복귀하는 것을 허가하는 규정을 공표했다.

이같은 지방정부의 일련의 관상허용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지방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중국 당기관지들이 일제히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고
있다.

이들 언론은 "경제운영의 실권을 장악한 관리들이 사리를 채우기 위해
경영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축구경기도중 레프리가 골문을 향해 공을 차넣는
것과 행위"라며 "이같은 행위는 공정한 전제로 하는 경제활동에서 있어서는
안되는 행위다"고 맹렬히 비판하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국무원은 최근 중국정부관리들의 기업활동 겸직을 막고 정부
행정관리부문이 "기구는 하나, 간판은 두개"라고 불리우는 정기부분(행정
지도기능과 기업경영기능을 겸해 가지는 것)을 금지키로 했다.

그러나 "눈앞의 이익"에선 "눈가리고 아웅"식이 단속뿐이어서 중국관리들의
관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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