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환경기준을 통상문제와 연계하려는 미국의 시도에 대해 국제통화기금
(IMF)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IMF는 13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노동.환경 기준을 통상과 연계할 경우
보호주의를 초래할 우려가 있어 이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회원국들의 노동.환경 기준을 강화하는 일이 "중요한 사회적 관심사"이나
선진국들이 개도국들에게 시장을 걸어잠그는 조치로 악용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1백78개국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이 국제기구는 보고서에서 "(93년말)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 타결된 이후 경쟁.투자정책이나 노동.환경기준을
통상문제와 연계하려는 시도가 이슈로 등장했으나 워낙 복잡한 문제여서
직접적인 파급효과부터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IMF내에서 노동.환경문제와 통상을 연계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다른 회원국들 사이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UR협상 타결이후 "개도국들이 환경파괴를 일삼으면서 저임금을
무기로 선진국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면서 노동.환경기준이
미흡한 국가에 대해서는 시장을 개방하지 않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연례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IMF 기금확충이 현안으로 재등장했다.

스탠리 피셔 IMF 부총재는 이날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앞으로 2년간 인출이
늘어남에 따라 기금이 고갈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다음달 열리는 회의
에서 기금을 2배로 늘리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잠정위원회에서 기금확충방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하나 이번에 합의
하지 못하면 내년 4월 회의에서 이를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IMF는 회원국의 경제위기를 지원하기 위한 기금으로 미국 등 11개국
으로부터 2백73억달러를 확보해 놓고 있다.

그러나 94회계연도(94년5월~95년4월) 기금 지출실적이 93회계연도(87억
달러)의 2배 수준인 1백65억달러로 급증하는 바람에 기금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IMF는 한국 등 신흥공업국들에게도 기금을 갹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IMF가 기금부족에 허덕이게 된 것은 금년초 멕시코 금융위기때 1백78억
달러나 지원키로 약속한데다 구소련 국가들의 체제전환도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IMF는 94회계연도중 사상최대인 2백45억달러의 기금지원을 약속했다.

이는 93회계연도에 약속한 50억달러의 5배에 육박하며 중남미 외채위기가
문제됐던 83년의 2백10억달러보다도 많은 규모이다.

피셔 부총재는 IMF의 지원에 힘입어 멕시코 경제가 4.4분기부터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4분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10.5%였다.


<>.IMF는 연례보고서에서 95회계연도에는 서유럽 대륙에서 경기가 회복되고
일본에서도 완만한 회복기미가 나타나는 반면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
영어권에서는 지난 3~4년간의 고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국제기구는 또 선진국들의 거대한 재정적자가 장기적인 우려사항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에 대해 복지예산 등 재정지출을 줄이라고 권고했으며 재정적자를
줄이지 않으면 달러가치가 다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유럽에서 실업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도 물가불안을 막기 위해 재정.금융긴축을 지속해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러시아 경제에 대해서는 아직 낙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IMF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94회계연도중 전세계 총생산은 3.75% 증가했고
교역량은 9%이상 증가했다.

<김광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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