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 도쿄 싱가포르등 아시아시장에서 장중내내 1백엔선에서 거래됨에
따라 "달러의 1백엔시대"가 8개월여만에 다시 펼쳐지게 됐다.

가까운 시일내에 달러가 다시 90엔이나 80엔밑으로 떨어진다는 것은 거의
상상조차 할수 없는 게 현재의 국제외환시장 분위기이다.

물론 1~2년후 상황이 급변해 달러당 80~90엔의 슈퍼엔고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금의 달러회복.엔고퇴조 경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좀더 길게 잡아 내년 11월의 미대통령선거때까지 달러의 안정회복무드가
이어질 것으로 봐도 크게 빗나가는 전망은 아닐듯 하다.

엔고추세를 끝내려는 일본정부의 의지가 매우 강한데다 미국도 종전의
달러하락방치에서 달러회복쪽으로 정책방향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지난 8월초이후 거의 매일 적게는 2-3억달러에서 많게는 20억~
30억달러어치의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들이고 있다.

앞으로도 이같은 시장개입은 계속될것이 확실하다.

일본정부가 내수확대를 노린 추가경기부양책을 구상하고 있는 것도 엔하락.
달러회복요인이다.

10조엔규모의 경기부양대책이 오는 20일 발표되면 그만큼 엔화가 많이
시중에 풀려나가게 되고 그에따라 엔가치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내수확대책으로 인한 수입증가는 일본의 무역흑자를 축소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 엔약세무드를 정착시킬 공산이 크다.

일본의 이같은 엔하락정책에 맞물려 미국이 이달말쯤 금리를 내릴 경우,
엔약세.달러강세기반은 더 단단하게 다져지게 된다.

미국이 경기둔화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지난 7월에 이어 재차 금리를
내리면 일반적인 경제이론과는 달리 달러강세요소가 된다.

보통 어느나라가 금리를 내리면 그나라 통화가치가 떨어지는게 순리이다.

하지만 지금의 미경제상황에서는 그 반대로 작용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리를 내리면 미경제가 좋아지게 되고 그에따라 달러상승세는 강해진다는
얘기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고 해도 미.일.독간의 금리차(미국이 높다)는
그대로 유지돼, 달러강세요인으로 남게 된다.

결국 달러는 미금리가 어떻게 되든 오르게 돼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무역적자가 늘어나는데 따른 달러약세요인이 상존하고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때 달러강세기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에따라 달러는 당분간 1백엔~1백5엔대에서 움직이다가 내년초쯤 1백10엔
근처까지 갈 것으로 예상된다.

< 이정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