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율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가 보다 분명해지고 있다.

지난주 일본이 재할인율을 내린후 미달러가치는 비록 순간적이었지만
달러당 1백엔선으로 회복됐다.

지난 8일 도쿄와 뉴욕시장에서 달러는 장중한때 각각 100.20엔 및
100.26엔까지 올라갔다.

지난 1월초이후 8개월여만에 처음 맞는 1백엔대 환율이었다.

달러당 1백엔은 중요한 분기점이다.

엔고(달러저)여부의 대세가 결정되는 경계선인 동시에 달러를 팔아야할지,
아니면 사야할지를 망설이는 외환투자자들에게 방향감각을 불어넣는 기준점
이기도 하다.

일순간이긴 했어도 달러가 투자자들의 태도에 큰 영향을 주는 "심리적
저항선 1백엔"을 넘어섰다는 사실은 달러.엔환율이 어떤 궤적을 그릴지를
예측할수 있도록 해준다.

앞으로 상당기간동안 국제외환시장에서는 지난 상반기에 나타났던 급격한
환율불안이 없을 것이라는 점이 우선적으로 예측될수 있다.

환율변동폭이 크지 않은 가운데 달러가치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는
점도 지금 상황에서 충분히 관측해볼수 있다.

이는 지난 4월25일 선진7개국(G7)재무장관회담에서 합의된 "달러의 질서
정연한 회복"이 현실로 정착됐으며 앞으로도 이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뜻이다.

달러당 1백엔선 돌파에 담겨진 참된 의미는 시장의 환율예측성이 높아졌다
는 점이다.

사실 세계경제의 최대 불안요인중 하나는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다.

금융시장중에서도 외환시장에서의 환율 불가측성은 세계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이다.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도저히 그 방향을 종잡을 수없을 정도로 급변하는
것은 환율이 어느 한쪽으로 일방적으로 움직이는 것보다 훨씬 더 세계경제에
나쁘다.

환율이 엔폭등이든 달러폭등이든 어느 한 방향으로 일관되게 움직일 경우엔
정부나 기업등 경제주체들은 그에 맞는 대비책을 세울수 있다.

그러나 환율이 방향감각없이 멋대로 움직이면 마땅한 대응책을 짤수 없어
세계경제는 중심축을 잃고 표류하게 된다.

이제 달러가 잠시나마 1백엔선에 도달함으로써 국제환율의 불확실성시대는
거의 끝났다고 볼수 있다.

환율의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있는 지금, 최대관심은 두말할 것도 없이
달러회복세가 얼마나 지속되고 어느수준까지 갈것인가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지난 8월초부터 본격화된 달러회복세가 짧아도 6개월,
좀 길어지면 12개월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함께 달러가 연말이나 내년초쯤엔 1백5~1백10엔대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미리먼브러더스증권의 앨런 시나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내년상반기중
달러는 1백10엔까지 올라 갈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뉴욕소재 노무라증권인터내셜널사의 한 환율분석가는 달러당 1백10엔까지는
안가더라도 내년초에 1백5엔주변에서 달러시세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달러의 지속적인 회복전망과 관련, 로버트 루빈미재무장관은 일본금리인하
직후 "미정부는 강한 달러를 위해 미국으로서 해야 할일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일본의 차기총리를 노리는 하시모토 류타로통산상도 "일본정부의 목표환율
이 달러당 1백8엔"이라고 언급, 일본정부가 현재 달러당 99엔대에 있는
엔가치를 이 선까지 낮추기 위한 정책을 계속해 나갈 것임을 강력히 시사
했다.

이같은 달러의 비교적 강한 회복전망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측도 물론
있다.

일본흥업은행의 마쓰나가 야수히코부장은 "미국의 시장개입이 따르지 않을
경우 회복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달러의 회복기조에는 변함이 없겠지만 미수출업체들의 저항이 강해
1백10엔근처까지 올라가기는 힘들 것으로 주장한다.

전문가들의 이러한 전망과 미일양국의 경제사정및 금리정책등을 종합할때
달러는 앞으로 당분간 1백엔내외에서 움직이다가 연말쯤 1백엔대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는 11일 도쿄시장에서 이식매물출회로 장중내내 99엔대에서 거래되다가
오후 3시현재 지난 8일보다 0.56엔 떨어진 99.26엔을 기록했다.

< 이정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