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불법소프트웨어의 범람을 막지 못해 미국으로부터 다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미.중 지적재산권보호협정이 체결된 뒤 중국당국은 지적재산권
침해사범 단속활동을 펴고 있으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판매업자들은 오히려
더욱 극성를 부리는 실정이다.

중국인들에게는 마이크로소프트나 로터스 등 세계적인 컴퓨터소프트웨어
업체 보다 "리렌"이나 "후이룽" 등 소프프웨어 해적판을 만들어 판매하는
업체들이 더 유명하다.

후이롱은 마이크로소프트 로터스 IBM 등의 인기소프트웨어를 CD롬에
한꺼번에 복사해 암시장에서 420원(50달러)정도에 판매하고 있다.

리렌의 CD롬 해적판 판매가격은 평균 300원(36달러)선으로 이 보다 낮아
더 인기를 끌고 있다.

북경시내 "전자월드"의 한 상인은 "경찰이 매일 일제단속활동을 벌이지만
어디에서나 불법소프트웨어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미무역대표부(USTR) 리 샌더스
대표보는 "중국당국조차도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불법소프트웨어시장이
급패창한 것을 확인했다"며 정부차원의 공식대응이 어려움을 시사했다.

리 샌더스 대표보와 함께 방중한 미업무용소프트웨어협회(BSA)의
발레리콜번 부회장은 "중국당국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중국의 불법소프트웨어가 미국 소프트웨어업체에게 연간 8억3천만
달러의 시장을 빼앗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 수만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런 미국측의 요구에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중국의 관영매체들은
요즘 중국정부의 반지적재산권침해정책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는 법원의 지적재산권관련 심리가 지난 93년까지
한건도 없었으나 지난해부터 매년 30%씩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미국측의
닥달에 간접적으로 대응했다.

< 박순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