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가 연4년째 부진을 면치 못하는등 전후 최악의 침체국면을 보이자
미월스트리트 경제전문가들및 미관리들은 세계제2의 부국인 일본이 "경제적
혼수상태"로 진입하지 않을까 점차 우려하고 있다.

최근에 집계된 일련의 일본경제지표들이나 일본정치의 불안정은 과연 일본
경제가 건전한지 여부에 관한 미국측의 우려를 촉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지에 따르면 클린턴행정부 출범이래 2년간 일본과 경제마찰을
빚어온 미국관리들은 이제 내부적으로 "대일경제전쟁"에 관한 논의보다
"일본금융기관들의 취약성"에 관해 걱정하는 방향으로 그 초점이 바뀌고
있다.

미국측이 이처럼 일본경제의 침체를 우려하는 것은 만약 주요 일본금융기관
이 파산할 경우 이는 전세계 금융시장에 파장을 던지는 것은 물론 일부
미국은행도 같이 침몰하는 사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들은 이자를 벌어들일수 없는 "악성대출금"을 무려 5천7백억달러나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일부 민간전문가들은 악성대출금의 규모가
1조달러에 육박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미관리들은 일본금융계가 "체계적인 위기상황"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그렇게
크지는 않다고 보고 있으나 이달초 일본 유수의 신용조합인 코스모
크레디트사가 붕괴한이래 이같은 위기의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보다 넓은 의미에서 미국측이 갖고있는 불안은 일본경제의 슬럼프가 계속
될 경우 미수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함으로써 결국 미국경제를 끌어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미관리들이 진단하고 있는 일본경제의 불안징후는 여러가지이다.

첫째 일본경제의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는 점이다.

작년하반기 약간 상승세로 돌아서는듯 했던 일본경제는 올들어 다시
하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서구경제전문가들은 일본의 올해 성장률이 작년수준이거나 작년
보다 못할 가능성이 있고 내년에도 1%이상 크게 성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둘째 일본증시가 활발하지 못하다.

도쿄증시는 89년 최고치를 기록했을때보다 무려 60%이상 폭락했다.

일본은행들은 악성대출금에 대한 완충으로 증권에 의존해 왔으나 이제는
증시에 기대를 걸수없는 실정이다.

세번쩨로 부동산값의 폭락이다.

일본은행들은 부동산업계가 호시절이었을때 부동산업자들에게 상당한
거액들을 대출해준바 있다.

여기에 평생직장개념이 강한 일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실업률이 3%이상을
나타내고 있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실질실업률이 두자리숫자에 육박할지
모른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관리들및 업계지도자들은 일본경제가 순환적 하강국면을 일시적으로
보이고 있을 뿐이라고 그동안 주장해 왔지만 이제는 경제의 급격한 재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않게 제기되고 있다.

경제기획을 담당하는 일본관리들은 "일본이 수입규제등 폐쇄정책을 지속
한다면 일본경제가 나갈길이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달 내기도 했다.

대부분의 일본관리들은 일본경제의 회생을 위해 <>정부의 지출증대
<>적극적인 규제완화조치 <>이자율인하등의 종합적 처방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원칙적으로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정책방향수립이 너무 더디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국민들은 사회당의 무라야마총리가 이끄는 연정에 염증이 나있는
상태여서 무라야마총리는 자칫 수개월내에 총선을 다시 치르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미재무부 관리들은 일본증시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있다는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는데 미재무부측은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일본경제의 버팀목이
될수 있으며 이는 일본투자자들의 신뢰감을 높여줄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선진 7개국 재무관리들은 최근 달러에 대한 일본엔화의 가치를
내리려고 노력하는 조치를 취한바 있다.

이같은 조치는 일본 금융기관의 취약성에 관한 워싱턴의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지는 분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