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신지침의 의의는 국제사회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이전가격산정방식에
보다 명확한 기준을 세운 점이다.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그동안 국제사회에서는 이전가격세제를
둘러싼 크고 작은 조세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미국을 축으로 한 조세분쟁은 국제통상마찰의 주요 부분이 돼왔다.

신지침은 이전가격산정시, 산정방법을 기존의 3개방식에서 4개방식으로
늘렸다.

그와 동시에 각각의 산정방법이 똑 같은 비중으로 취급돼도록 규정했다.

지난 79년 제정된 구지침에는 이전가격산정방식이 <>비교가능 제3자가격법
(CUP방식) <>재판매가격법 <>원가가산법의 3가지로 돼 있다.

신지침은 이 3가지 방식에 미국이 독자적으로 쓰고 있는 이익비준방식
(CPM)을 더해 4가지로 확대해 놓았다.

그대신, 이익비준방식을 적용할 수있는 케이스를 엄격히 제한, 기존의 3개
방식이 우선적으로 적용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로써 앞으로 미국이 이익비준방식을 적용할수 있는 범위는 매우 좁아지게
됐다.

이익비준방식은 지금까지 조세마찰의 온상이었다.

미국은 OECD가 공식 인정해온 3가지방식외에 이 방식을 독자적으로 사용,
유럽과 일본등 다른 나라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더구나 미국은 이익비준방식을 OECD의 3개방식에 대한 보완수단으로 사용
하지 않고 3개 방식과 동일한 비중으로 취급해 왔다.

이정도에서 그쳤더라면 그래도 미국과 다른 나라들간의 조세분쟁이 그다지
심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세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것은 미국이 이전가격에 대한 세금을 부과할때,
OECD의 3가지 방식을 제껴 놓고 자국의 이익비준방식을 우선적으로 적용했기
때문이었다.

유럽과 일본은 이익비준방식이 OECD 3개방식의 하위수단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으나 미국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익비준방식은 미국에서 영업하고 있는 외국기업들의 이전가격을 산정할
때, 미국내 동종업체의 영업이익률을 기준으로 이전가격의 적정여부를
판단해 세금을 물리는 방식이다.

이와는 달리 OECD의 3개 방식은 동종업체의 이익률과 상관없이 단지 외국
기업들의 이전가격이 적정한지의 여부만을 검증한다.

다시말해 제3의 다른 기업들간에 오고가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기준
으로 다국적기업들이 모회사와 자회사간에 주고 받는 상품과 서비스의
이전가격이 적정한지를 평가한다.

미국의 이익비준방식이 말썽의 소지가 많은 것은 비교가능기업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세청은 얼마든지 자의적으로 비교가능기업을 선정, 이 기업의
이익률을 기준으로 외국기업들의 이익을 추산해 세금을 매길수 있다.

이경우 최악의 상황에서는 미국에 있는 어느 외국업체가 이익을 전혀 내지
못했는데도 다른 동종기업의 이익률에 근거한 세금을 납부해야 된다.

예를 들어 한국의 모종합상사가 미국에 현지회사를 차려 놓고 영업을
한다고 치자.

이 현지회사가 연말에 과세자료를 미국세청에 제출했을때 국세청은 이
회사가 한국본사와의 이전거래가격을 조작했다고 의심, 이전가격조사에
나선다.

이때 미국에는 한국의 종합상사에 해당하는 업종이나 기업이 없는 탓에
종합상사를 용역회사로 간주, 미용역회사의 평균이익률을 근거로 종합상사의
이익을 산출해 그에 맞는 세금을 물린다.

여기서 문제는 종합상사에 대한 비교대상기업을 선정시 그 기준이 모호해
한국종합상사가 피해를 입을 여지가 많다는 점이다.

이때문에 미국세청과 외국기업들은 지금까지 여러차례 조세마찰을 빚어
왔다.

대표적인 케이스중 하나가 지난 80년대 중반 (주)대우의 미현지업체인
대우아메리카가 이 방식에 걸려 4천만달러의 세금을 추징당한 것이었다.

이제 OECD가 보다 공정한 국제과세기준을 정함으로써 이전가격세제나 이중
과세를 둘러싼 국가간 조세싸움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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