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한국과 일본기업들이 노사관계에 관한 현격한
의식차이로 현지종업원들과 많은 마찰을 빚고 있다고 시사주간 슈피겔지가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약 100여 한국기업과 1,000여 일본기업들이 독일에
지사나 현지법인을 두고 있으며 그 중 많은수가 독일 노동자들과 장기화되고
있는 노사갈등에 직면해 있다.

슈피겔은 한국기업들의 노사갈등 사례로 프랑크푸르트지사의 경우를 들면서
최근 경영협의회(노조와 유사한 노동자들의 경영참여조직) 구성방해건으로
말썽을 빚은 삼성의 경우는 현지 법인장이 다른 나라로 전보발령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본기업의 경우 쾰른의 도요타 자동차공장에서는 일본측 경영진들이 경영
협의회와 사전협의 절차없이 초과근무를 독일인 노동자들에게 요구, 노동
법원에 피소됐다.

일본내에서는 노동자들의 주당 근무시간이 40시간으로 규정되어 있으나
회사측 요구가 있을 경우 초과근무가 당연시되는 반면 이에대해 수당지급이
반드시 뒤따르지는 않는 풍토가 독일내 현지법인의 갈등요인으로 지적됐다.

특히 도시바사는 지난 2년간 독일인 노동자들과의 분쟁이 50여건의 법정
다툼으로 비화됐으며 결국 본사에서 파견됐던 현지법인 대표가 2주전 교체
됐다.

슈피겔은 한국과 일본기업들이 이같이 잦은 노사갈등을 빚는 이유중 파견
경영진들의 적응준비 부족과 빈번한 인사이동을 중요한 배경으로 지적했다.

대부분의 한.일 현지법인 경연진들은 독일 파견지시를 받은뒤 준비기간이
촉박한데다 통상 3년후 다른 곳으로 전보발령을 받기 때문에 근무지에
제대로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