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가 새롭게 변모하기 위한 노력으로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각국의 주요증시들이 앞다투어 첨단컴퓨터의 도입계획을 발표하고 지역
증시간 합병을 통한 몸집 키우기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위주의 거래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을 위한 장도 열기 시작했다.

유럽통합 자본시장개방등으로 문호개방이 불가피하다는 현실인식에 따른
조치가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그 선두주자는 프랑크푸르트증시.프랑크푸르트증시는 지난달 독일내 8개
증시중 뒤셀도르프및 뮌헨증시를 합병한다고 발표, 인근국 증시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뉴욕 도쿄 런던과 함께 세계4대 증시로 꼽히는 프랑크푸르트증시는
"국제화시대에 지역증시의 존재는 의미가없다"는 명분을 내세워 흩어져
있는 독일증시의 통합에 일보를 내디딘 것이다.

4대증시중 하나이나 런던증시 규모의 절반에 불과한 프랑크푸르트증시는
독일경제에 걸맞는 성장을 통해 금세기말에는 런던증시를 능가하는 국제적인
거래장으로 발돋움한다는 야심을 표명한 셈이다.

프랑크푸르트증시는 이를 위해 오는 2000년까지 2억4천만달러를 투자, 주식
채권 선물등 모든 상품의 거래를 완전자동화할 계획이다.

거래의 투명성과 신속성을 보장하지 못할 경우 국제증시로서의 명성을 얻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이다.

현재 컴퓨터를 이용한 독일증시의 자동거래비중은 30대 우량기업으로 분류
된 주식을 중심으로 35%정도.

나머지는 수작업에 의존, 8개 지방증시간 동일종목의 주가가 달리 결정돼
국내의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문제점을 노출해 왔다.

이곳 증권당국은 자동화조치가 끝나면 뉴욕이나 도쿄에서 지금도 볼수있는
장내 호가제도가 완전히 사라지게 될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증시는 파리증시와의 협력확대도 추진중에 있다.

프랑크푸르트증시의 변신에 대한 런던증시의 "수성" 움직임도 상당히
활발해지고 있다.

아직도 거래과정에 상당한 수작업이 뒤따르는등 2백여년의 오랜역사에
안주해온 런던증시는 첨단컴퓨터를 이용한 결제기간 단축을 개혁의 첫 작업
으로 제시하고 있다.

런던증시 당국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내년까지 5일내 결제가 가능한
자동처리시스템인 "크레스트"를 도입, 현재 3주나 걸리는 기간을 10일
이내로 단축하는 작업을 서두르는 것도 이때문이다.

또 외국인에 익숙지않은 시장조성인제도의 철폐를 검토하는등 과거의 명성
을 지키기 위해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느라 고심중에 있다.

유럽 3대증시가 잇따라 중소기업을 위한 장을 마련하는 작업에 나선것도
눈여겨 볼만한 변화이다.

90% 이상이 중소기업인 유럽산업계의 특성을 감안, 우량 중소기업을 새로운
상품으로 내놓는 경쟁이 시작됐다.

런던증시는 유망 중소기업들이 런던증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대체투자시장(AIM)을 지난 19일 개장했다.

런던증권가는 이시장의 개설로 투자대상이 확대돼 런던증시가 보다 활성화
될것으로 내다봤다.

런던증권거래소의 마이클 로렌스이사장도 "거래에 수반되는 위험이 다소
크더라도 높은 수익이 보장될수 있는게 이시장의 특성"이라며 투자자 확보에
상당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파리증시도 내년1월부터 첨단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돕기위해 "뉴 마켓"을
개장하며 프랑크푸르트증시도 자동처리시스템이 확보되는 즉시 중소기업을
대거 상장시켜 상품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암스테르담증시가 기업합병에 대한 정부규제완화를 요구하고
나섰으며 브뤼셀증시도 첨단 컴퓨터 도입과 함께 상장종목의 확대를
서두르는등 증시개방에 대응, 유럽증권가에 개혁바람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 브뤼셀=김영규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