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한 쌀지원문제와 관련 일본식량청이 만면에 웃음을 짓고 있다.

식량청은 그동안 과잉재고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로 골머리를 앓아 왔으나
이번의 지원으로 재고처리문제가 거의 해결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체계획에 따른 재고처리보다도 매각대금이 훨씬 많아지는 의외의
소득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식량청은 중국미와 타이미를 중심으로 지난달말현재 78만t에 이르고 있는
재고미를 올해말까지 10만t으로 줄일 예정이었다.

주식용쌀이지만 가공용등으로 충당하는데도 한계가 있어 50만t정도는
사료용으로 매각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업자와 계약이 이뤄진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계획대로
처리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였다.

식량청으로서는 북한에의 지원방법이 어떤 형태로 결정되든 거금을 손에
쥐게 된다.

유상으로 매각할 경우의 예상가격은 t당 2만-3만엔선이어서 30만t을 지원
한다고 볼경우 적어도 60억엔이상의 수입이 들어온다.

사료용으로 매각할 경우의 가격은 t당 1만엔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초
계획에 비해 2배이상의 수입이 생기는 셈이다.

전부가 무상원조형태로 지원된다고 하더라도 식량청의 수입에는 이상이
없다.

정부개발원조(ODA)예산에서 식량관리특별회계쪽으로 매각을 했을때와 같은
규모의 자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지난3월말 라오스와 네팔에 대해 타이미 3만t을 지원했을 때에도 t당
2만엔을 기준으로 양국에 제공된 ODA자금이 식량회계로 유입됐었다.

쌀을 북한으로 보내는데도 어려움이란 거의 없다.

재고미는 대부분 항구부근의 저온창고에 보관돼 있어 합의가 이뤄지면
그대로 배에 싣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식량청으로서는 재고도 처리하고 돈도 버는 꿩먹고 알먹기 식 행운을
누리게 된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