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부진에 빠져있는 닛산과 마쓰다는 지난달말 비장의 회사재건계획을
발표했다.

2기연속적자를 면치못한 마쓰다는 간접부문을 대상으로 7월부터 매월 2일씩
휴업을 실시키로 했고 닛산은 4만9천명인 종업원수를 98년까지 4만2천명으로
축소키로 했다.

닛산과 마쓰다가 이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없는 이유는 지난3월말
결산실적에서 선명히 나타난다.

닛산은 전기의 41억엔흑자에서 과거최대인 6백11억엔의 경상적자로 전락
했다.

전년에는 영업이익의 대폭적인 적자에도 불구하고 특별이익을 통해 경상
흑자는 실현했지만 올해는 그것도 힘들어진 때문이다.

마쓰다도 3백55억엔의 경상적자(전기4백41억엔적자)를 면치못했다.

반면 도요타와 혼다는 5년만에 매출액과 이익규모가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호전된 기업들의 경우도 영업환경의 개선에 의한 것이 아니라
리스트럭처링(사업재편)에 기인한 효과가 대부분이다.

대형5사의 경우 설비투자및 인건비절감등의 효과가 한해동안 총4천5백억엔
에 달했다.

엔고로 인한 3천억엔의 감익효과를 허리띠조르기로 커버한 것이다.

일본의 지난해 자동차생산대수는 전년비 6.0% 줄어든 1천55만대로 전후
처음으로 4년연속 전년실적을 밑돌았다.

국내생산대수는 과거최고였던 90년(1천3백48만대)보다 약20%나 떨어진
것이다.

일본은 자동차최대생산국의 자리도 지난해 미국에 빼앗겼다.

79년이후 15년만의 일이다.

미국의 자동차생산은 경기확대및 달러저등에 힘입어 전년보다 13.4% 증가한
1천2백35만7천4백86대를 기록했다.

수출도 계속 줄고 있다.

지난해의 총수출은 4백46만대.

전년대비 11.1%가 적다.

86년이후 줄기차게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최근의 급격한 엔고가 메이커들을 억누를 전망이다.

달러당 90엔을 전제로 할경우 올해 수출대수는 4백20만대선에 그쳐 5.4%
감소할 전망이다.

80엔대라면 수출감소는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각사는 국내판매를 10%안팎씩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국내판매가 실제
따라줄지는 불투명하다.

엔고로 외국차유입이 가속화될 전망인데다 경기회복이 불투명해지면서
소비심리도 침체상태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수출은 이미 현지생산규모를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일본메이커들의 해외생산은 지난해 4백94만대로 나타내 전년대비 2.7%가
늘었다.

일본차의 미국시장점유율은 30%정도를 나타내고 있으나 수출차의 비중은
13.8%에 그치고 나머지는 현지생산차가 차지하고 있다.

올해 역시 총현지생산규모는 5백56만대로 12%선의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일본메이커들과는 대조적으로 미국빅3의 경영은 대폭 개선되고 있다.

달러저등에 힘입어 경쟁력을 회복한 덕택이다.

GM은 지난해 49억달러의 이익을 기록해 전년대비 99%가 증가했고 포드는
사상최고수준인 53억달러의 이익을 나타냈다.

전년대비 1백10%의 신장률이다.

93년24억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던 크라이슬러도 일거에 사상최고수준인
37억달러흑자로 돌아섰다.

80년대 일본차의 공세에 밀려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던 유럽메이커들도
부활의 기세가 역연하다.

이탈리아의 피아트 프랑스 푸조 독일 폴크스바겐이 모두 흑자로 돌아섰고
BMW도 최근 사들인 영국로버사를 제외하면 순이익이 32%나 신장했다.

유럽시장의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일본메이커들이 엔고로
고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업체들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전년비 1.5%포인트 줄어든 10.7%로
떨어졌다.

피아트가 본토에서의 부활을 배경으로 아르헨티나에 6억달러를 투자 연산
15만대의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등 해외시장에서도 다시 활기가 살아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BMW가 지난해부터 현지생산을 시작한데 이어 메르세덴스 벤츠도
97년가동을 목표로 RV(레저용자동차)공장을 건설중이다.

아시아에서는 세계5대생산국으로까지 부상한 한국이 급성장을 계속하면서
일본메이커들의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

떠오르는 일본을 대표한 산업은 뭐니뭐니해도 역시 자동차산업이다.

그러나 경제대국창조의 주역인 자동차산업도 이제 세계각지에서 수세에
몰리고 있다.

< 도쿄=이봉후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