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로터스 디벨로프먼트사가 11일 IBM사의 35억2천만달러 매수제의를
받아들임으로써 소프트웨어업계 사상 최대규모의 기업 매수.합병(M&A)이
매듭지어졌다.

두 회사는 이날 오후 IBM이 로터스의 주식을 주당 64달러씩 현금으로 매입
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또 로터스는 M&A성사와는 상관없이 현재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며 짐 만치
로터스사장은 IBM의 수석부사장직을 갖게되나 여전히 로터스를 이끌게
된다고 IBM측은 밝혔다.

이로써 5개월에 걸친 물밑 접촉이 성과없이 끝난 뒤 지난 5일 IBM측의
일방적인 인수추진 발표로 표면화됐던 이번 M&A는 원만한 "해결"의 길로
접어들었으며 앞으로의 소프트웨어업계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로터스는 지난 82년 "로터스1-2-3"스프레트시트의 시판과 함께 출범,
8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소프트웨어업계에서 선두를 지켜왔던 업체.

하지만 90년이후 개인용컴퓨터 운영체계의 주역으로 자리잡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스에 돌아가는 제품개발이 차질을 빚으면서
마이크로소프트에 선두자리를 내주는등 다소 부진한 양상을 보여왔다.

로터스는 그러나 데이터베이스, 전자메일등의 분야에서 고객이 원하는
대로 환경을 만들어 쓸수 있는 소프트웨어 "로터스 노트(Notes)"를 보유,
컴퓨터및 통신업체들의 인수리스트에 오르는등 관심을 끌어왔다.

IBM이 로터스를 싯가보다 2배이상이나 비싼 값을 주고 산 가장 큰 이유도
"노트"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단적인 증거가 이 제품의 개발팀장인 레이몬드 오치가 거스너 IBM회장과
만치 로터스사장의 협상테이블에도 동석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GM이나 US웨스트등 IBM고객중에서도 이제품의 사용층이 늘어나고
마이크로소프트나 노벨사등이 개발중인 경쟁제품은 아직 시장에 선보이기
조차 않는등 성공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로터스의 나머지 제품들도 IBM의 소프트웨어시장 전략에
상당히 도움을 줄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IBM은 이번 M&A를 별 탈없이 종결지음으로써 10여년전 마이크로소프트에
고스란히 내줬던 개인용컴퓨터 소프트웨어시장에서 반격의 기회를 잡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