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미국채매입을 중단키로 했다는 루머로 미주가와 채권값이 급락하고
달러가치도 소폭 떨어졌다.

9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공업평균주가지수는 4,423.99에 폐장돼 전날보다
34.58포인트 하락했다.

30년만기 재무부채권가격(액면가 1천달러)도 전날보다 17달러 내렸다.

이에따라 가격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전날의 6.60%에서 6.72%
로 상승했다.

이같은 주가및 채권가격하락에 영향받아 달러가치도 하락, 전날 달러당
84.65엔이던 대엔화가치가 84.53엔으로 떨어지고 달러당 1.4075마르크이던
대마르크화 가치도 1.4065마르크로 내려갔다.

이처럼 주식 채권 달러값이 동시에 떨어지는 "트리플약세"현상이 나타난
것은 일대장성이 일본투자자들에게 미국채매입을 중단하고 기존 보유물량을
매각하도록 지시했다는 소문이 시장에 유포됐기 때문이라고 시장관계자들은
밝혔다.

국제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최근 일본정부가 미일자동차분쟁과 관련, 미국측
에 압력을 넣기 위해 미국채매입중단조치를 최후의 카드로 사용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을 해왔었다.

한편, 이 소문이 나돌자 워싱턴주재 일대장성관리는 즉각 "전혀 근거없는
루머"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대장성이 그같은 지시를 내린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4월 달러가치가 한때 80엔밑으로 폭락했을때도 이같은 루머가
나돌았다.

금융전문가들은 일본이 미국채매입을 중지하거나 보유물량을 매각할 경우
달러가치의 대폭락으로 엔고가 더욱 가속화돼 결국 일본도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고 지적하면서 그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에 하나 일본이 감정적인 차원에서 미국채매입을 중단하거나
대량매각에 나설경우 미국은 주가와 채권값, 달러가치가 대폭락하는 대혼란
에 빠지게 된다.

일본투자자들은 외국인들중 미국채를 가장 많이 소화하고 있는데 연간
5천~6천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채발행액의 10% 가량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