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의 컴퓨터회사 IBM이 소프트웨어 시장장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IBM은 5일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로 유명한 세계 6위의 소프트웨어업체
로터스 디벨럽먼트사를 33억달러에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주당 60달러의 가격으로 로터스 주식의 싯가(32.50달러)보다 2배
가까이 비싼 액수이다.

IBM은 지난 5개월간 로터스와 은밀히 매입협상을 벌였으나 로터스측의
거부로 무산되자 이날 양사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매수의사를 밝히는
"적대적매수"를 발표했다.

협상에 시큰둥했던 로터스도 IBM이 좋은가격조건을 제시하자 "고려해
보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과도한 프리미엄까지 붙여가며 IBM이 로터스 매입을 강력히 추진
하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 추격"을 본격화하기 위한 것.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스"에 비해 뒤쳐진 것으로 지적돼온 응용
소프트웨어및 그룹웨어(E메일처럼 네트워크를 통해 여러사람이 공동작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분야를 보완, 자사의 OS/2 판매를 끌어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더욱이 로터스의 소프트웨어 제품을 무기로 가격파괴를 주도, 응용
소프트웨어제품을 1백-2백50달러까지 끌어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점치고 있다.

로터스는 소프트웨어분야외에 온라인사업, PC시장의 판매확대에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 줄 것으로 IBM은 기대하고 있다.

컴퓨터사용자들간 서류교환및 동시작업등을 지원하는 로터스의 대표적인
그룹웨어 "노트"를 온라인의 소프트웨어로 채용할 경우 가입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더욱이 IBM은 로터스를 매입함으로써 PC하드웨어에서 운영체계, 응용
프로그램까지 컴퓨터와 관련된 제품을 총괄하는 명실상부한 "종합컴퓨터"
회사로 받돋움할 수 있게 된다.

이는 IBM의 PC시장 제패에도 큰 기여를 할 수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 매수계획이 IBM의 시장만회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스프레드시트와 워드프로세서등 로터스제품은 이미 시장에서 "한물간"
제품이기 때문이다.

핸콕인스티튜셔널이퀴티서비스의 분석가 벤로즈는 "로터스제품들은
마이크로소프트제품에 맞설만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IBM이
별볼일 없는 로터스를 그렇게 비싼 가격에 매입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혹평했다.

로터스는 매출규모면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의 5분의1수준에 불과하며 지난
1.4분기중 1천7백5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등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부진에도 불구하고 로터스는 그동안 많은 정보.통신 업체들의
구미를 당기는 매수대상이었다.

대표적인 업체가 AT&T.

AT&T는 온라인 사업의 핵심소프트웨어로 로터스의 "노트"를 채용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때문에 AT&T도 IBM의 발표를 계기로 로터스 매수에 달려들면서 양사간
"로터스인수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AT&T가 IBM에 맞불작전을 펴기보다는 노벨등 다른 소프트웨어회사를
물색할 것으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IBM의 매입제시가격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IBM이 이처럼 많은 돈을 쏟아부은 만큼 "로터스"카드가 IBM시장제패
에 효과를 발휘할지는 두고봐야 할 것같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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