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휘대만총통의 방미를 허용한 클린턴미대통령의 결정이 미국과 중국간의
외교마찰로 비화되고 있다.

특히 미중외교마찰로 중국이 북한핵문제에 대해 미국입장을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자칫 그 불똥이 한반도핵문제로 파급될 우려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기침외교부장은 23일 스태플턴 로이 주중미국대사를 중국외교부로 소환,
클린턴대통령이 이대만총통에게 개인자격의 방미를 허용한 것은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미.중상호협력협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강력
항의했다.

전외교부장은 이어 이번 사태로 "양국관계는 매우 심각한 결과를 낳을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미국에 대해 이총통방문허용결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
했다.

이와관련, 중국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에 대해 보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면서 보복대상은 경제적인 분야거나 북한문제및 핵확산금지문제와
같은 미국의 이익에 매우 중요한 외교정책분야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앞서 미국무부는 22일 클린턴대통령이 지난 16년동안 대만정부지도자들
의 미국방문을 금지시켜오던 정책을 바꿔 이등휘대만총통의 개인자격 방미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니컬러스 번스 미국무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클린턴대통령은 이총통
이 다음달 코넬대 동문회행사에 참석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을 개인적으로
방문하려는 것에 대해 이를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이대만총통은 오는 6월8일부터 11일까지 미국을 방문할 수 있게
됐다.

클린턴대통령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 79년 미국이 대만대신 중국을 공식
국가로 인정하면서 대만지도자들의 미국방문을 금지시킨 조치에 역행되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