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과거라면 오라클은 미래다"

나무랄데 없는 의상으로, 모험가로, 숙녀들에게는 악명높은 남자로 잘
알려진 오라클의 로렌스 엘리슨회장(50)의 경쟁상대는 단연 빌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다.

94년 오라클의 매출액 20억달러, 이익 2억8,370억달러에 비해 마이크로
소프트는 각각 46억달러, 12억달러.

소프트웨어산업의 1인자인 마이크로소프트에 비해 오라클의 경영성적은
1위와 현격한 차이가 나는 2위이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가 24%에 불과한 성장률을 보였지만 오라클은 지난해
40%의 성장률을 기록, 성장속도에서 앞서 있는 상태다.

경영인으로서의 엘리슨은 그가 경쟁목표로 삼고있는 빌게이츠와 그 이력
에서도 비교가 된다.

빌게이츠가 하버드대학을 중퇴한 반면 엘리슨은 일리노이와 시카고대학을
중퇴했다는 점에서 둘은 공통점을 갖고있다.

또 공교롭게도 사업을 시작한 해도 같다.

모두 지난 77년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을 설립했다.

그러나 이같은 점들을 제외하면 엘리슨은 빌게이츠에 비해 성장과정이나
성격, 스타일, 대중적인 이미지등에서 서로 상반될 정도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빌이 시애틀의 유복한 가정에서 사립학교교육을 받으며 경쟁심을 갖춘
영리한 아이로 자라온데 반해 엘리슨은 다소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엘리슨은 미혼모인 그의 어머니가 지난 45년 그를 낳자마자 버리고
캘리포니아로 떠나는 바람에 시카고남부 허름한 아파트에서 종조모와
러시아이민출신인 종조부사이에서 양육된다.

그는 의사가 되겠다는 어렴풋한 희망으로 일리노이대학에 진학했다가
두학기연속 기말시험을 거른후 평균 C학점을 유지하지 못해 학교를 그만두고
시카고대학으로 전학하게 되지만 한 학기도 채 못마치고 중퇴한다.

이당시 그는 암펙스, 암달등의 회사에 취직하면서 처음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란 직업과 인연을 맺게 된다.

그후 77년 현재의 오라클의 전신이 된 소프트웨어 디벨로프먼트
레버러토리란 컨설팅회사를 시작했다.

그의 야생마같은 거친 성격은 기업경영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났다.

지난 80년대초 그는 고급 데이터베이스사업이 나름대로의 기술과 판매력
으로 우위를 점하기 시작하면서 터무니없이 높은 판매목표를 설정, 목표를
달성한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실패한 사람은 가차없이 회사밖으로 내쫓았다.

신상필벌의 몰아치기식 경영으로 직원들이 힘들어한 것은 물론이었지만
매출액은 매년 2배씩 늘어 지난 90년엔 10억달러에 달했다.

엘리슨은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정보고속도로사업(I-Way)외에 인수대상
회사들을 몸소 물색하면서 대마이크로소프트용 카드를 준비해오고 있다.

실리콘 밸리의 애플 컴퓨터, 로터스 디벨로프먼트, 노벨사의 유닉스등을
인수목록에 올려놓고 직접 회장을 만나 의사를 타진하기도 한다.

현재 엘리슨은 빌게이츠를 앞서기 위해 모든 정력을 쏟아붓고 있다.

그는 최근 한 회의도중 가진 점심시간에 "우리는 야망이 있고 세계 제1의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기를 원한다"고 공언했다고 한다.

< 이창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