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등시대"를 대비한 강택민중국공산당총서기겸 국가주석의 권력기반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상해파의 중심인 강총서기는 부패추방이라는 미명하에 등소평의 북경파를
하나씩 하나씩 거세해 나가고 있다.

그는 지난주 북경시 당서기 진희동을 부패혐의로 체포한데 이어 지난 3일
에는 등의 차남이자 혁명원로 2세그룹인 태자당의 실세 등질방을 비리혐의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등질방에 대한 비리내사는 강총서기가 아직 확고히 다져지지 않은
자신의 권력기반강화를 위해 최대 정적집단에 비수를 들이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는 또 강총서기가 이미 자신의 정치적 대부인 등소평의 정치적 생명이
끝났음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미 식물인간 상태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등의 강력한 후광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정치기반을 구축하려는 강총서기의 작전은 부패추방이라는
이름하에 진행되고 있다.

이는 포스트등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강총서기의 등소평격하운동의 일환
으로 해석된다.

강총서기가 최근 등이 개혁.개방에 너무 치우쳐 부패에 관대했다고 비판
했다는 홍콩언론들의 보도에서도 강의 등격하운동이 전개되고 있음을
엿보게 해준다.

홍콩언론의 이같은 보도가 나온후 중국문제전문가들은 등의 가족과 태자당
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작업이 있을 것으로 관측했었다.

등의 강력한 후광에서 벗어나면서 자신의 정치기반을 공고히 다질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등의 가족을 비리혐의로 추방하고 원로들의 자식들을
정치권에서 몰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등소평거세작전은 이미 2개월전에 그 조짐이 나타났었다.

지난 2월 등소평의 자금줄로 알려져 있는 주관오 수도철강회장을 해임하고
등질방과 절친한 태자당의 주북방을 부패혐의로 체포한 것은 강의 권력기반
구축작업의 전래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강총서기가 이처럼 부패척결의지를 강력히 보이는 것은 나름대로 치밀한
계산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현체제와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희생양이 필요했고
그 희생양으로는 공산당원로들의 2세가 가장 적합한 것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원로들을 직접 겨냥했다가는 여론의 비난을 살수 있는 위험이 있다.

그러나 중국공산당건설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은채 전적으로 부친의
권력에 의존한채 부와 권력을 잡고 있는 2세들을 부패와 비리혐의로 처벌할
경우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얻을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것 같다.

2세들을 제거함으로써 원로부친들의 정치적 입지를 무너뜨릴수 있는데다
자신의 비리척결의지를 국민들에게 과시할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낼수
있다는 것이 강의 계산인 듯하다.

권력장악이 거의 눈앞에 온 마당에 뭔가 강력한 대국민이미지를 심어
국민들로부터 정통성을 부여받고 등사후 최고지도자로서의 권위를 인정
받겠다는 속셈도 강의 전략 밑바닥에 깔려 있다.

등의 친족 거세로 까지 강력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면에는 등소평의 공식적
인 사망이 임박해졌다는 추측을 낳게 한다.

강의 권력기반확충작업이 마무리되는 즉시 중국의 현지도부는 등의 생명을
부지해 주고 있는 인공호흡기를 떼내고 공식적으로 등의 사망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이다.

이때문에 과거 모택동이 죽을때와 마찬가지로 이제 남은 것은 당정치국이
등의 사망시기를 결정하는 일만 남았다고 볼수 있다.

반부패운동은 절대권력체제에서 권력이양기때마다 나타나는 전형적인 수법
이다.

강총서기도 자신의 정치권력기반을 다지기 위해 이 수법을 쓰고 있다.

강총서기는 구태의연한 부패척결운동으로 "탈등소평"전략을 취해 자신의
시대를 열어 가고 있는 셈이다.

< 북경=최필규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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