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산업의 불황에 부딪쳐 수익과 마진의 동시추락에 시달리던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원가절감''이라는 강력한 ''엔진''을 달고 힘차게 날아
오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GE의 올해 매출이 57억달러로 작년과 같은 수준에
머물겠지만 수익은 14% 증가한 1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진율도 19%로 늘어날 전망이다.

GE의 성공열쇠는 항공기 엔진사업분야의 강력한 원가절감.

불황이 몰아닥친 지난 92년이후 부품공급업자수를 3분의2가량 줄여
500개로 축소한것. 직원수도 2만3,000명으로 50%나 감원했다.

그러나 GE는 앞으로도 30%의 추가 원가절감을 계획하고 있다. 항공시장
축소에 따른 매출감소를 상쇄하기 위한 것이다.

GE의 항공기엔진 사업분야는 지난 92년 최악의 침체에 시달리고
있었다. 군축바람과 항공업계 적자에 따른 미 국방부및 항공사들의
주문감소가 원인이었다.

91년에서 93년까지 수익은 43% 하락, 7억9,800만달러로 추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93년 마진율은 예상보다 훨씬 낮은 12%까지 떨어졌다.

GE는 이같은 ''추락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수치목표 설정''을 통한
원가절감대책에 착수했다.

생산원가를 계산하고 여기에 어느정도의 마진을 붙여서 가격을 정하는
전통적인 방법을 과감히 폐기했다.

거꾸로 경쟁력 있는 가격대를 먼저 결정하고 여기에 맞춰 원가를
낮추는 특단의 방법을 취했다.

원가절감을 위해 GE는 우선 UPS와 아메리칸에어라인 등 엔진구매고객
들에게 세밀한 제품만족도 조사를 벌였다.

엔진의 어느 기능이 불필요하고 어떤 부품은 꼭 필요한지를 파악,
엔진의 재설계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같은 조사를 통해 보잉747과 767기에 쓰이는 CF6-80C2엔진의 경우
엔진주변의 공기유입을 통제하는 밸브가 1만달러의 비용이 들면서도
그다지 효용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를 기초로 엔진의 재설계에 착수했다. GE는 재설계를 통해 30%의
추가 원가절감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부품공급업자들에 대한 납품가격 인하압력도 원가절감수단으로
동원됐다.

GE는 부품업체들의 제조공정 개선을 지속적으로 감독하는등 부품업체
들의 납품가격을 낮추는데 주력했다.

감원도 뒤따랐다. 지난 91년 1만명까지 달했던 관리직 엔지니어 숫자는
이제 4,000명으로 대폭 하락했다. 사업의 재배치를 통한 생산성향상조치도
병행됐다.

이같은 전방위 원가절감 캠페인은 대성공을 거뒀다. 엔진주문에서 공급
까지 걸리는 기간이 24개월에서 6개월정도로 단축됐다.

더욱 중요한 것은 GE가 동종업계에서 최저원가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됐다는 점이다.

현재 다운사이징을 강력히 추진중인 프랫&휘트니도 아직은 원가가
GE보다 8%나 비싸게 먹힌다.

''싼게 비지떡''이 된다면 아무리 원가절감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영업
호조로 이어질 수 없다.

그러나 GE는 원가절감에도 불구하고 제품의 질을 그대로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덕분에 GE는 지난해 전세계 대형민간항공기 엔진 수주의
3분의2이상을 장악할 수 있었다.

물론 GE가 불황에서 완전히 탈출한 것은 아니다. GE는 항공사들의
노후비행기 교체가 본격화되는 97년에야 본격적인 호황을 맞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E는 최첨단 민간항공기 엔진인 GE90을 새로운 판매증가의 원동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최대 난관은 프랫&휘트니와 영국의 롤스로이스같은 강력한 경쟁자들과
어떻게 싸워 이기느냐이다.

프랫은 첨단엔진시장을 초기에 제압하기 위해 GE90의 경쟁제품인
PW4084엔진에 대한 가격인하를 벌써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원가절감''이라는 첨단 엔진이 멀지않아 매출성장률을 두자리
숫자로 올려놓을 것이라고 GE는 자신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