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소비자들의 소비행태와 의식은 어느
수준인가.

최근 세계적인 여론조사기관인 해리스 리서치홍콩법인이 중국의 5대도시
(북경 상해 광주 천진 청도)의 2,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보면
중국인들은 자국상품에 대한 자부심과 좋아하는 외국상품과의 사이에
심리적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의 대부분이 국산제품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상품의 외형보다는
실질가치를 더 높이 평가하는 반면 20대의 젊은층이나 고학력자일수록
상품의 브랜드 이미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85%는 자국상품이 외국상품 못지 않다고
응답, 중국인들은 무턱대고 외국상품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수입판매
업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의식속에서도 외국상품에 대한 선호를 밖으로 표시하는
적극적인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

전체 대상의 74%가 외국상품을 사용하는데 관심을 표시하고 있고 52%는
그들의 친구앞에서 시험삼아 외국상품을 사용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좋은 외국상품이라면 칭찬을
할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젊은층의 74%가 이런 적극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외국상품에 완전히 노출된 도시소비자들은 상점에 흘러넘치는 상품의
홍수속에 매우 혼란을 느끼고 있음을 알수 있다.

이들중 94%는 너무 많은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고 응답했고 80%가
상품정보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중국인들의 의식에도 많은 변화가 오고 있지만 아직은 보수적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같다.

예를들어 필립모리스의 말보로담배를 피우고 싶어도 윗사람 앞에서는
피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중국인 대부분이 느끼는 심리적 상태지만 고학력 또는 젊은층
일수록 주위사람들 앞에서 대담한 실험을 할수 있다고 응답, 시대의 변화를
실감케하고 있다.

< 김영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