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항공사들처럼 치열한 가격경쟁을 하지 않으면서도 줄곧 흑자를 내는
항공사.

이것이 영국이 자랑하는 브리티시 에어웨이스(British Airways)다.

지난5년간 다른 항공사들이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거나 혹은 타회사에 팔릴
정도로 수렁속에서 허우적 거릴때에도 BA만은 걱정이 없었다.

다음달에 공식 발표될 이 회사의 지난해 세전순익은 약4억5,000만파운드
(미화 7억2,000만달러)로 전년동기비 47.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가 그토록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회사측의 설명에 따르면 첫째 탑승률을 높이는 뛰어난 전산전문관리팀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회사 항공기의 평균탑승률은 62%선이다.

탑승률이 1% 증가할 때마다 연간수익이 5,000만파운드씩 올라간다.

탑승률상승의 비결은 어떤 비행기에 어느 자리를 얼마정도의 낮은 가격에
파느냐에 달려있다.

잘못 계산하면 좋은 가격에 팔수 있는 자리를 낮은 가격으로 판매, 결국
회사에 적자를 안겨주게 된다.

덤핑판매로 탑승률을 높인다하더라도 계산을 잘못하면 수익이 오히려
줄어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BA는 이것을 잘한다.

좌석배정횟수가 좌석당 평균3,4회가 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브랜드이미지제고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 88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클럽월드와 유러트래블러등 객석을 각각
특성에 맞도록 운용하면서 브랜드이미지를 심어간 것이다.

특히 뉴욕~런던간을 초음속으로 주파하는 콩코드의 경우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에도 시설개선과 서비스개선을 위해 투입한 돈만 1억7,000만파운드에
이른다.

셋째는 비용절감이다.

지난9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절감한 비용이 7억3,000만파운드라고 한다.

BA는 이를위해 우선 일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꿨다.

정규직 사원을 채용할것을 파트타임직으로 대치했다.

시설투자를 통해 자동화등으로 생산성향상을 한것은 말할것도 없고 인건비
를 줄이기 위해 런던에 두어야 할 사무실을 지방도시로 이전, 그 지역
직원을 채용했다.

물론 이는 통신기술의 발달로 사무실이 도시와 떨어져 있어도 업무처리를
할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가능했다.

또 기내식을 담당하는 캐터링서비스를 계열기업과 외주기업간에 경쟁입찰
까지 부쳐 경비를 줄였다.

항공회사의 재산인 비행기운항시간을 엄수함으로써 승객만족은 물론 대당
비행시간증대라는 두마리토끼를 잡았다.

지난 2년간 운항시간엄수를 통해 늘어난 비행시간이 전체의 12%로 항공기
19대를 더 운항한 셈이 됐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6억파운드에 이른다고 한다.

구매비용절감액도 상당했다.

이 회사가 연간 연료 음식 종이등으로 구매하는 액수는 20억파운드에
이른다.

만약 이 금액에서 1%를 절감하면 그 액수만해도 2,000만파운드가 된다.

예를들어 납품업체들이 3% 인플레상승률을 적용, 같은정도의 납품가인상을
요구하면 납품업체수를 줄여 한업체당 납품규모를 늘리도록 함으로써 단가를
낮추는 식으로 비용을 절감했다.

넷째 세계 지분참여를 통해 유명항공사와 관계를 맺음으로써 글로벌
운송망을 구성한 것도 성공의 비결이었다.

세계3위인 미국 US에어의 지분 24.6%를 갖고 있고 호주의 콴타스항공,
프랑스의 TAT, 독일의 도이치BA에도 부분적으로 지분참여를 하고 있다.

이들과 연계서비스로 통과승객(트랜짓승객)을 보다 많이 확보할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 회사가 이처럼 흑자행진을 계속할수 있었던 것은 지난 87년의
민영화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후 BA는 고객만족 최고, 이익최고를 내걸고 경영혁신에 나섰다.

이때부터 양질의 상품을 만들어 BA는 오늘날 세계항공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는 세계적인 항공사로 발돋움하게 된것이다.

< 런던=김영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