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유러터널이 꿈의 열차로 불리는 "유러스타"를 운행
한지 불과 수개월만에 파산위기에 몰려 있다.

1백29억달러(80억파운드)상당의 은행부채에 대한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는
심각한 재정난을 겪는 실정이다.

당초 유러터널사는 유러스타란 열차를 운행, 지난해 1억3천7백만파운드,
올해는 5억2천5백만파운드의 수입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이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그 수입으로 금년 6월부터 금융비용을 충당
하고 오는 98년에는 재정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액은 당초 계획의 30%에도 훨씬 못미치는 3천60만파운드
에 불과 3억8천6백만파운드 상당의 경영적자를 기록했다.

올 1.4분기 수입도 5천만파운드정도로 금년목표의 10%정도를 벌어들인
셈이다.

유러터널사는 이같은 이유중 하나로 열차운행이 당초 계획보다 1년 가까이
지연된 지난 늦가을에야 시작된 점을 들고 있다.

여름 바캉스 "대목"을 놓친게 계획차질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
한다.

또 지난해부터 시작된 유럽의 고금리현상이 금융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곁들이고 있다.

유러터널사의 알라스데어 모튼 영국측 공동회장은 "95년은 유러터널사업이
성공할지 실패로 끝날지 결정짓는 고비가 될것"이라고 실토하고 "금주말부터
시작되는 부활절휴가및 여름바캉스가 그 관건이 될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도 "B"급으로 평가받는 현 유러스타의 서비스수준을 감안할때
부정적인 시각이 강한 편이다.

이에따라 금주초 런던및 파리증시에서는 유러터널사의 주가가 6~10%씩
폭락하는등 투매양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유럽터널사에 자금을 대준 2백25개 은행들도 경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부채대신 주식을 확보할 움직임을 보여 유러터널사의 경영권이 은행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실정이다.

[ 브뤼셀=김영규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