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도미이치 일본총리는 11일 일본정부가 엔고대책의 일환으로
궁극적으로 무역흑자 감축 목표를 설정하라는 미국정부의 요구를 수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일본의 지지통신에 따르면 무라야마총리는 과도한 무역흑자를 감축하기
위해 "수치목표"를 설정할 예정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여러가지
수단을 검토하고 있으며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대답함으로써 흑자감축 목표설정 방침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무라야마총리의 이 발언은 무역흑자를 연도별로 얼마만큼 줄여나갈 것인지
구체적인 수치목표를 설정하라는 미국정부의 요구를 일본이 부분적으로나마
수용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일본은 그동안 미국과의 포괄경제협상등에서 수치목표설정은 관리무역으로
연계될 가능성이 크다며 강력히 반대해왔었다.

다케무라 마사요시 대장상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진정으로 대미
무역흑자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다"고 발언, 일본정부가 무역흑자 감축문제를
어느때보다 진지하게 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고무라 마사히코 경제기획청장관은 무역흑자 삭감이 일본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는 이유로 "수치목표 설정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으나 무역흑자
삭감에 관한 대략적인 규모를 설정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하시모토 류타로 통산상도 무역흑자 삭감에 관한 수치목표 설정과 관련,
"엔고대책에는 수치목표가 포함되진 않을 것이다"고 말하면서도 "일본
으로서는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외국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미토모은행 계열의 일본연구소는 1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엔고를
막고 경기를 부양하려면 일본은행이 재할인율을 0.75%로 1%포인트 내려야
하며 시장개방과 "근본적인" 규제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