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만 관계에 화해무드가 고조되고 있다.

강택민 중국국가주석이 이등휘대만총통을 초청하는등 양국간 적대관계
종식의지를 표명한데 이어 이총통도 두나라 사이의 관계개선협상재개및
교역확대의지를 시사하는등 양국관계가 급속한해빙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주석은 올 춘절(설)연설에서 이총통 방중과 자신의 대만방문을 희망했다.

강주석은 또 "중국은 대만인의 생활방식을 존중할 것"이라며 하나의 중국을
위해 양국간 적대관계의 공식적인 종식을 요청했다.

대만의 이총통은 이에대해 지난 8일 대만국가통일위원회 연설에서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사용을 포기한다면 관계개선을 위한 협상에 임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대만을 국가로서 인정해야만 중국과 협상한다는 오랜 외교
원칙의 포기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대만은 4년전 중국과의 전쟁관계종식을 일방적으로 선언했지만 공식적인
정전협상은 이제까지 한번도 열리지 않았었다.

이총통은 또 "두나라간 경제.무역협력을 보다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대만의 농업전문가를 중국에 파견할 용의도 있음을 밝혔다.

이와함께 오는 97년과 99년 중국에 반환될 홍콩및 마카우의 미래가
중.대만 관계의 핵심요인이라고 언급, 홍콩과 마카우를 통한 무역확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중.대만 관계는 최근들어 급속히 가까워졌다.

양국관계는 지난해 3월 중국천도호 대만관광객 집단살해사건이후 급속히
냉각됐었으나 이후 교류확대를 위한 호재가 잇따라 터져나왔다.

대만정부는 지난해 7월 양국 은행간 직접금융거래를 허용했고 통상 통항
통우금지에 관한 "3불통정책"의 사실상 포기를 의미하는 통신 항공및 선박
운행에 있어서의 직교류 허용방침을 밝혔다.

대만정부는 또 지난해 11월 정보통신 석유화학등 주요분야 220개업종을
대중 간접투자대상 목록에 새로이 포함시킴으로써 대중 간접교역의 대폭적인
확대방침을 공고히 했다.

이같은 유화노선에 발맞춰 양국간 교역이 크게 증가, 지난해에는 210억
달러에 달했다.

중국은 대만의 2번째 교역상대국이 됐으며 올해중 미국을 제치고 최대의
교역상대국으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대중투자승인업체도 91~94년중 1만764개에 달했다.

모두 45억달러의 대만자본이 중국본토로 흘러들어 가는등 경제교류는
끊이지 않고 이어져 왔던 것이다.

중.대만간 전면적인 정치.경제적 관계개선은 그러나 여러가지 난제를 안고
있다.

대만은 최근의 각종 대중유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우선 대만을
정치적인 독립국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중국 역시 대만의 분리독립 움직임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오는 12월 입법의원선거와 96년3월 총통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의
대중정서를 외면할수 없는 대만정부는 과감한 유화시책에 한계를 가질수
밖에 없어 양국교류가 앞으로 확대국면을 지속할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