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공동화폐는 이르면 2003년에야 유통될 것이라고 EU 경제
각료들이 밝혔다.

EU 15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들은 8일 파리 근교의 베르사유궁전에서
비공식회담을 갖고 마스트리히트조약에 의거,99년 1월까지 회원국 환율을
고정시키더라도 이때부터 유럽중앙은행을 설립하기까지 1년이 소요되며
공동화폐가 유통되려면 3년이상의 시일이 더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에드몽 알팡데리 프랑스 경제장관은 회담후 EU 공동화폐를 8가지 주화
(구리,니켈)와 7가지 지폐로 발행키로 결정했으나 주화의 모양과 화폐명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려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EU 재무장관들은 또 마스트리히트조약에 명기된 화폐단일화 조건(인플레,
재정적자,공공부채 등)을 충족하기 어렵더라도 조건과 일정을 변경하지
않기로 했으며 98년 중반까지 화폐단일화에 합류할 회원국을 선정키로 했다.

이번 회담은 오는 6월말 프랑스 칸느에서 열릴 EU정상회담에 앞서 화폐
단일화에 관한 기술적인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첫번째 모임이다.

한편 독일 분데스방크의 한스 티트마이어 총재는 회담에서 외환투기꾼들의
공략을 받아 화폐단일화계획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회담
참석자들은 이같은 위협에 대해 개별적으로 토론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는 마스트리히트조약에 화폐통합 시작년도로 명기한 97년에
통합을 실현하자는 얘기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