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경=최필규특파원 ]중국의 소비붐이 마이카(my car)에까지 미치고 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자가용차 구입열기가 강하게 일고 있다.

하지만 차를 가지기위해선 우선 운전면허증을 취득하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자동차운전학원"이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직종중의 하나로 자리
를 잡아가고 있다.

높은 학원비, 엄격한 학습내용..

마이카구입보다 어렵다고 할 정도다.

그래도 입학생수는 해마다 늘어만가고 있다.

"북경 상해등 대도시 운전면허 취득자중 절반이상은 지난해에 취득했다"는
것이 중국 교통관리국 관계자의 지적이다.

상해시내 운전면허 취득자는 39만명.

그 절반에 가까운 17만명이 지난해 이후에 취득했다.

현재 상해엔 1백12개소의 자동차운전학원이 있고 13만명이상의 학생이
배우고 있다.

면허증취득자격자는 18세이상 65세이하의 범죄경력이 없는 사람이다.

중국에서 자동차면허증을 받는 것은 이만저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동경하는 운전면허 광소곡"이란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다.

자동차운전학원비는 일반 중국인 1년치 월급과 맞먹는다.

상해시의 장안자동차운전훈련학원에선 입학시 교습비, 휘발유값등을 합쳐
6천원(한화 60만원)을 받는다.

북경에선 이보다 더 비싸다.

8천원(한화 80만원)을 내고도 몇달씩 기다려야 겨우 차례가 돼 학원에
입학(?)할수 있다.

어렵사리 들어와서도 고생길은 산넘어 산이다.

일반적으로 운전교습은 매주3회 4개월간 계속된다.

아침8시 등교해서 저녁4시30분까지 외출해서는 안된다.

식사도 구내식당에서 해야 한다.

지각은 10원, 무단결석은 1백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벌금이 요구됐을때 태도가 나쁘면 배의 액수가 된다.

이유불문하고 15일 결석하면 퇴학처분을 받게 된다.

규칙은 이렇게 엄하나 중국내 대부분의 운전학원시설은 보잘것 없다.

학생 10명당 자동차 1대꼴로도 배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2~15명이 차한대로 운전실습을 해야하니 아침 8시부터 오후4시30분까지
자동차를 운전해볼 시간은 한시간도 채 안된다.

이렇게 배운후 낙제를 하면 손찌검까지 당할때도 있다.

가르치는 교사도 낙제자 3명을 낼 경우 해고당하기 때문에 필사적이다.

모든 면에서 중국의 면허증취득의 길은 험악하기 이를데 없다.

하지만 금(금전) 가(시간) 인내를 다 갖춘 학생수는 늘어만 가고 있다.

주요 고객은 30대전반의 회사경영자이지만 최근들어선 연령층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친구에게서 돈을 빌려 학원에 다니는 장배양씨(25)는 면허증을 가지면
취직하기 쉽다는 생각에서 교습을 시작했다.

운전사로 고용되면 월급은 1천5백원(한화 15만원)이상이 된다.

조그만 회사의 사장 비서로 있는 두계화씨(26)는 "사장의 배웅및 마중을
본인이 해야 하기 때문에 회사돈으로 운전을 배운다"며 "토요일과 일요일엔
회사차를 빌려 교외로 나갈수 있다"고 말한다.

회사 자동차를 여가에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회사차를 사원이 빌리면 하루 3백원(한화 3만원)이 보통이다.

현재 운전학원만큼 부유한 중국학원은 없다.

"대학교는 가난하지만 운전학원은 나날이 살찐다"는 유행어가 돌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