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경=최필규특파원 ]



황량한 북경에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왔다.

결혼시즌 도래가 바로 봄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3월부터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사업은 결관련 각종 사업이다.

결혼기념 전문사진관 예복및 자동차대여전문점,피료연장소및 결혼전문
레스토랑등이 그것이다.

경제성장으로 서민의 생활에 여유가 생겼고 따라서 결혼식은 점점 더
화려해지고 있다.

"성대하고 즐거운 결혼식을 하고 싶다"는 중국 젊은층들의 요구로 결혼관련
비즈니스는 날로 번창하고 있다.

북경최대 결혼전문사진관인 정농려금엔 사진촬영예약작명단이 이미
5월달까지 짜여있다.

"봄 가을 결혼성수기엔 하후 20쌍정도의 손님이 옵니다" 서강부사장(31)은
"70년대 전반의 베이비붐세대가 적령기를 맞아 잇따라 결혼하고 있다.

젊은 세대는 먹는것보다는 여행등에 돈을 쓰고 있다.

이런변화에 맞추어가면 때돈을 쓰고 벌수 있다"고 자신에 차있다.

이 사진관의 결혼기념촬영메뉴(종류)는 7가지.최저 5백89인민폐(한화
6만원)부터 최고 1만1천8백88인민폐(한화 1백20만원)까지 다양하다.

가장싼 "남작세트"(5백98원)는 웨딩드레스,신랑예복 각 한벌씩을 대여해
주고 사진 6장을 뽑아준다.

자작세트(8백88원)는 신랑.신부예복 각 2벌대여에 사진 8장이다.

다음으로 백작세트(1천3백88원)는 예복 각3벌씩,로마궁전풍의 세트를
배경으로 촬영한 사진 16장.후작세트(2천3백88원)는 예복 각4벌씩,사진
16장. 공작세트(3천3백88원)는 예복 5벌씩,고급승용차및 로마궁전풍의 세트
배경촬영사진 16장이다.

정향세트(8천8백88원)는 예복 여러벌,사진 32장,앨범 오전,액자1개.
제일비싼 황가세트(1만1천8백88원)는 예복 자유선택,배경자유선택,사진
40장,앨범 2건,액자 2개다.

이중 가장 인기있는 것은 "자작세트"로 공장 노동자나 근교 농민등
중산층에서도 애용하고 있다.

이런 거창한 결혼사진을 찍은후 중국인들은 대체로 피로연을 연다.

회사원 송걸(32)씨도 예외는 아니다.

같은 회사직원 유수염(23)씨와 3년간의 교제끝에 3월1일 결혼에 골인.

두사람은 친구가 책임자로 있는 레스토랑에서 1백50여명을 초대했다.

신랑신부를 중심으로 즐겁게 떠드는 것이 중국식이다.

사람들의 복장도 자유롭고 어색한 연설도 없다.

결혼식을 올리는 날 송씨는 "화차"라고 불리우는 빨간 차로 유씨를 맞아
결혼식장으로 갔다.

피로연은 자신들의 연애시절 에피소드를 공표하는 신랑의 인사말로
시작된다.

신랑.신부가 긴과자를 양끝으로부터 동시에 먹는,사이좋음을 나타내는
키스게임도 즐긴다.

사회주의 냄새라곤 조금도 발견할수 없다.

사징값과 피로연비용 합계는 1만3천인민폐(한화 1백30만원).상당히 싸게
한것이다.

송걸씨는 부모로부터 신혼생활비용으로 1만원을 받아 비교적 풍족한
상태에서 출발했지만 결혼비용으로 다 써버린 셈이다.

이는 보통 중국인 부부의 1년치 수입에 해당하는 비용이다.

그런데도 이 사업은 나날이 번창하고 있다.

앞으로 5년안에 북경에서만도 10만쌍이상의 커플이 결혼할 것으로 중국
당국은 예견하고 있다.

수요증가가 확실한 사업인 만큼 신규참여도 많고,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