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 플랜트설비를 핵심사업으로 하는 독일 프로이삭그룹이 대대적인
경영합리화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부문의 경우 한국 일본등 조선강국이 한발 앞서가고 있고 심지어는
한국을 제외한 신흥공업국(NICs)으로부터의 도전도 만만치 않아 예전과
같은 호황을 기대할수 없는 상태다.

또 세계최고수준의 노동비용도 갈수록 경영을 압박하고 있다.

그룹매출은 최근 3년간 소폭이긴 하지만 하향곡선을 긋고 있는데다 순익
규모 역시 급격히 축소되고 있어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세계 4대 컨테이너선박건조업체로 그룹전체 수익의 40%정도를 거둬들이고
있는 계열 HDW사가 앞으로 2~3년간의 선박건조물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마음
을 놓을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이다.

프로이삭의 조선사업은 이미 한국등의 설비확장공세로 위협받고 있다.

전세계선박건조능력이 확대되면서 최근 수년간 선박수주가격이 20%이상
떨어지는등 가격경쟁이 불붙고 있다.

선박의 질에 있어서도 크게 앞서지 못하는 추세이다.

한국보다 기껏해야 5%정도 수주가격을 높여 받을수 있을 뿐이다.

높은 임금도 수익구조 악화의 주요요인이다.

플랜트설비부문의 가격경쟁 역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선박수리부문도 고전하기는 마찬가지다.

독일해군으로부터의 군함수리의뢰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다 발틱연안
국가의 조선소들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낮은 가격에 인접국가의 낡은
선박들을 휩쓸어가고 있다.

이에따라 HDW사의 매출이익률은 93회계연도의 6.5%선에서 94,95회계연도
부터 5%선 아래로 떨어질 형편에 처해있다.

프로이삭그룹은 이에따라 지난 93년부터 추진해온 그룹차원의 경영합리화
추진속도를 배가하고 있다.

가장 큰 과제는 인력구조개편.

높은 임금을 요구하는 독일인 종업원을 최대한 줄이고 외국인력수입및
설비자동화를 병행한다는 구상이다.

HDW사는 3억마르크규모의 경영합리화프로그램시행으로 5,000명선의 종업원
을 이미 4,000명선으로 줄였으며 96년말까지 500명을 추가감원할 계획이다.

4년만에 전체종업원의 30%를 줄이는 셈이다.

가격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중국터키 폴란드등지의 기존조선소에 투자
하는등 해외현지생산에도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조선설비를 아예 이들 국가에 완전이전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값싼 노동력을 활용한다면 투자원금 조기회수는 어려울게 없다는 생각이다.

프로이삭그룹은 또 틈새시장공략을 위한 관련사업부문 육성방안도 구체화
하고 있다.

그룹측은 우선 시장점유율 선두를 기록하고 있는 HDW사의 재래식 잠수함
건조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러시아로부터 5억달러규모의 고압폴리에틸렌생산설비 프로젝트를
수주하는등 앞선 기술력을 배경으로 발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플랜트
엔지니어링업체 안라겐바우사는 간접비절감에 주력케해 내실을 다져나간다는
구상이다.

초대형 크레인등 하역설비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노엘사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노엘사의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와 아부다비 현지공장을 확충하고 내수시장
성장잠재력이 큰 중국에도 합작진출할 계획이다.

해외현지생산을 늘려 가격경쟁력을 제고함으로써 경쟁업체의 추격을
뿌리친다는 전략이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