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임금을 올리려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계획을 놓고 미국에서
찬반 양론이 본격적으로 맞부딪히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이 시간당 4.2 5달러인 최저 임금을 앞으로 2년안에
5.1 5달러로 약 21% 인상했으면 한다고 밝힌 후 촉발된 논쟁은 재계.노동계
간은 물론 공화.민주당간견해 대립으로 확산됐다.

미의회는 이와 관련해 오는 22일 청문회도 가질 예정이다.

클린턴 대통령의 최저 임금 인상안에 재계와 공화당이 발끈하고
있음이 물론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기본 논리는 "임금 인상은 곧 일자리 감소"라는
것이다.

미공화당의 로버트 리빙스턴 의원은 지난 11일 미CNN-TV에 나와
"최저 임금이 올라갈 경우 단순 기능직을 많이 흡수하는 중소기업에
큰 타격을 가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최저 임금 노동층에 또다른 고통을
주게된다"는 논리를 폈다.

같은 프로에 나온 공화당의 짐 색스턴 의원은 "최저 임금을 받는
노동자의 65%가 가족 부양 책임이 없거나 가벼운 24세 미만층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의 주장은 "임금인상 보다는 지금처럼 노동자가 스스로노력해
보다 나은 자리를 찾도록 하자"는 것이다.

최저 임금을 올려서는 안된다는 미재계의 반대 논리는 사뭇 원론적이다.

제프 조제프 미상업회의소 국내정책담당 부회장은 CNN-TV 대담에서
"최저 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은 지난 30년대로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는 케케묵은 것"이라면서 "이보다는 이들 노동자의 기술력을
높여 자연적으로 임금이 올라가게 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최저 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쪽은 "저임금 노동층의 현참상이
더 이상 방치될 수 없다"는 현실론을 내세운다.

데이비드 보니어 미하원 민주당 원내총무는 11일 CNN-TV 대담에서
"공화당이 연간 10만달러 이상을 버는 고소득층의 소득세 인하에는
목청을 높이고 있다"면서 "당신이 1시간에 4.2 5달러를 벌어 자녀
2명을 먹여 살려야 하는 홀어머니라고생각해보라"고 반박했다.

보니어 의원은 "최저 임금 인상이 미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클린턴 대통령이 향후 2년간 3단계에 걸쳐 최저 임금을 시간당
5.1 5달러로 올리려는것"이라면서 "나같으면 이를 5.6 5달러까지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미산별노조총연맹(AFL-CIO)의 존 잘루스키씨도 같은 프로에서 "뉴저지의
경우최저 임금이 미전체 평균보다 훨씬 높은 시간당 평균 5.0 5달러임에도
불구하고 일자리가 줄어든 흔적이 없다"고 색스턴 의원의 주장에
반박하면서 "오히려 생산성이 높아져 결과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뉴욕 타임스지가 12일 미노동통계국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93년 현재 시간당 4.2 5달러를 받는 미노동자는 2백50만명이다
.

연령으로는 16~24세가 56.9%로 25세 이상을 앞도했으며 여자가
59%로 나타났다.

인종별로는 백인이 80.9%로 가장 점유율이 높았으며 흑인과 기타
소수민족이 15.6%와 3.5%를 각각 기록했다.

또 최저 임금층의 근 40%인 1백60만이 식당 종업원인 것으로 뉴욕
타임스는 분석했다.

클린턴의 "인간 제일주의" 노선에 뿌리를 두고 있는 최저 임금
인상안은 공화당지배하의 미의회에서 또 한차례 보혁 마찰을 불러
일으킬 조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