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퀀텀사는 몇년전까지만 해도 디스크 드라이브업계에서 별볼일없는
2류기업이었다.

지금은 그러나 세계 컴퓨터디스크드라이브업계의 제왕으로 우뚝 솟아올라
혜성같은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해 2백억달러규모의 세계시장에서 차지한 점유율은 23%.

2위업체인 미 시게이트사보다 4%포인트가 높다.


다른 업계에서는 어느 한 회사의 세계시장점유율이 절반을 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겨우 23%의 점유율을 갖고 호들갑을 피우느냐고 핀잔할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의 밀피타스라는 조그만 도시에 본사가 있는 퀀텀의
과거를 캐보면 지금 이회사가 얼마나 대단한 기업인지 금방 알수 있다.

지난 89년 세계시장점유율은 겨우 4%로 업계에서 명함도 제대로 내밀지
못했다.

겨우 2류무리에 끼일 정도였다.

좀더 되돌아가 80년대초로 가보면 행색이 더욱 초라한 퀀텀사를 만나게
된다.

연간 매출액이라야 수천만달러에 불과하고 적자까지 내고 있는 조그만
중소업체에 지나지 않았다.

이때는 2류도 못되는 3류기업이었다.

이처럼 보잘것없던 이 회사는 90년대들어 해마다 눈부신 성장을 거듭,
지난해 3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면서 세계 디스크드라이브업계의 톱 기업으로
올라섰다.

93년대비 지난해 매출증가율은 40%.지난 89년에 비해서는 5년사이에 무려
15배나 늘었다.

이 회사는 단순히 디스크드라이브업계의 최대기업이라는 이름만 듣고
있지는 않다.

훨씬 더 의미있는 또 하나의 명성을 누리고 있다.

"일본업계를 제치고 미국업계가 세계 디스크드라이브시장을 석권하도록
만든 장본인"

지난 80년대말까지 세계시장은 일본업체들의 무대였다.

미기업들은 일본업계의 그늘에 묻혀 전혀 빛을 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90년대들어 퀀텀사가 급성장하자 미국기업들이 자극을 받게 됐다.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원가절감에 나섬으로써 미기업들은 지난해
세계시장중 80%이상을 차지했다.

퀀텀사는 90년대초 디지털이큅먼트사로부터 데이터저장사업부를 3억6천만
달러에 인수한후 연구개발에 전력 투구, 고부가가치의 고급 디스크드라이브
를 속속 시장에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미니컴퓨터용 5.25인치 크기의 디스크드라이브는 퀀텀사의
최대 히트작이었다.

이 드라이브를 개발하자마자 애플, 델, 컴팩, 휴렛 팩커드등 미국의 일류
컴퓨터업체들로부터 주문이 쏟아졌다.

지난해 퀀텀사는 세계 25대 컴퓨터업체들중 16개업체에 디스크드라이브를
공급, 명실공히 이분야에서 세계최고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과거 부가가치가 낮은 하급제품을 생산해오던 전략에서 고부가가치의
고급 제품 생산위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 퀀텀사가 오늘날 세계 제1기업
으로 등극할수 있게된 직접적인 요인이다.

박리다매의 전략구사도 회사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4년전까지는 제품의 이익마진율을 25%로 책정, 조금 팔더라도 이익을 많이
내는 전략을 취했다.

그러나 이전략으로는 회사규모를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윌리엄
J 밀러회장은 이익률을 10%로 낮추며 판매가를 대폭 인하했다.

판매가를 낮추기위한 사전 포석으로 생산공장을 완전자동화시스템으로
개조했다.

생산원가 절감책이었다.

올해 매출액을 40억달러로 잡고 있는 퀀텀은 지금 연구개발에 더 정성을
쏟고 있다.

< 이정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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