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탈리아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을 꼽으라면 단연 브리코다.

스포츠용품업계에 신데렐라처럼 등장해 ''브리코''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 기업의 올 예상매출액은 전년대비 50% 증가한 2백40억리라(약 1백
20억원).

최근 수년간 연평균 35%에 달하는 눈부신 신장률을 자랑하고 있다.

올해 세전 영업이익은 지난해의 3배가 넘는 23억리라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브리코사가 설립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불과 6년전.이탈리아동계경기연맹
(FISI)의 자재 담당 역할을 했던 알베르토 브리니오네와 스포츠 기자로서
프랑스 로시뇨르사의 판촉 담당을 맡았던 가에타노 코피라는 사람이
완전 황무지 상태에서 일으킨 기업이다.

브리코는 이들 2인조의 과거 경험을 살려 소재와 기술적으로 뛰어난
스키왁스,안개속에서도 시계를 넓힐수 있는 특수 스키고글(눈보호안경)등
매혹적인 각종 신상품을 개발했다.

이러한 상품개발력 위에 탁월한 디자인,브리코제품을 이용하는 프로선수
들에 대한 획기적인 기술지원등을 무기로 브리코사는 프로 스키어들의
신용을 확보해 나갔다.

브리코사는 특히 알베르토 톰바등 세계적인 톱스타들을 "광고탑"으로
활용,브리코의 스키고글과 스포츠용 선글라스를 일약 세계 유명 브랜드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급성장 가도를 달려온 브리코에도 문제가 있었다.

높은 주주자본이익률을 자랑하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이
그렇듯이 브리코 역시 자본금이 8천만리라에 불과해 앞으로의 성장을
저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창업자인 브리니오네는 결국 제3자의 자본을 끌어들이기로 결론을
내렸다.

금년 6월 안경 프레임 메이커인 루크조티카사에 주식의 51%를 매각한
것이다.

매각 총액은 80억리라였다.

기업 분석가들은 브리코사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당연한 귀결"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브리코는 90년 매출액이 50억리라에 불과했지만 스키왁스 신소재개발,
고글및 헬멧 디자인개발등을 위해 연구개발비로만 15억리라를 쏟아
부었다.

여기에다 계절상품에 당연히 수반되는 재고자금과 판매관리비등이
돈줄을 압박했다.

자본력 약화는 당연히 차입금 팽창이라는 문제를 야기했다.

93년의 경우 매출액이 1백61억리라인데 반해 차입금은 70억리라에 달해
전년보다 30%나 불어났다.

제3자로부터의 자본유입이 불가피 해진 것이다.

브리코사와의 자본제휴를 결심한 루크조티카는 원래 사업 다각화에
매우 신중했었다.

루크조티카는 그러나 "사실은 스포츠안경 시장 개척을 위해 판매망은
좀 뒤떨어 지지만 브랜드 파워가 뛰어난 기업을 찾고 있었다.

스포츠용 안경 프레임은 앞으로 매우 유망한 시장이 될 것이다"라고
실토한다.

브리코는 루크조티카의 자본 참여로 자본력 뿐만 아니라 생산성 향상,
판매망 정비등에서도 상당한 플러스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앞으로 브리코사의 대부분의 생산은 루크조티카사의 아골드 공장에서
이루어져 합리적인 생산체제 구축이 가능해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자회사 아방가르드를 통한 브리코 제품의 미국 시장 판로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브리코는 이미 세계 유명 브랜드로서의 자리를 굳혔다.

루크조티카의 자본력을 살린다면 브리코의 연간 매출액은 멀지않아
1천억리라를 돌파할 것이다" 창업자인 브리니오네의 포부다.

< 김병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6일자).